"한국서 페미니즘은 더러운 말"..'안산 페미비난' 외신도 주목
2020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종목 역사상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3관왕에 오른 안산(20·광주여대) 선수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페미지즘 논란에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30일(현지시간) 스포츠면에서 안산 선수를 '한국 양궁의 슈퍼스타'라고 소개했다. 슈피겔은 "한국에서 양궁은 메달을 따는 종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쿄에서도 한국 양궁이 지배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한국 본토에서는 안산 선수가 짧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공격받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스포츠면과 오피니언(기고란)을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비중 있게 다뤘다. NYT는 '안산 선수는 세 번째 메달을 땄다. 그러나 한국의 중상모략자(detractor)들은 그의 머리 모양을 비난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수천 명의 온라인 댓글은 안산 선수를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하고 있다"라며 "(페미니스트라는 말은) 한국에서 더 급진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로, 어떤 사람들은 이를 남성혐오와 연관 짓는다"라고 진단했다.
오피니언에서 NYT는 안산 선수에 대한 헤어스타일, 용어 사용을 통한 공격을 "젠더 전쟁을 촉발하는 작은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안산 선수 논란 이전에 나온 GS25 편의점의 '손가락 이미지'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NYT는젠더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분열을 보수야당이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시대적 피해자(victims of the zeitgeist)라고 주장하는 젊은 남성들의 깊은 분노심을 두드렸다"라며 "이 대표의 대표적인 주장은 성차별은 과장되어 있으며, 여성은 사회에서 특별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BBC 서울 주재 특파원 로라 비커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에서는 어떤 이유인지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더러운 단어가 됐다"며 "한국이 성 평등 문제와 씨름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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