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기 민망해진 서민음식..한 그릇 17000원 '金면' 된 냉면 [뉴스원샷]

손해용 2021. 7. 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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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용 경제정책팀장의 픽: 외식물가 급등
식당 음식 재료인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비도 덩달아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여름에 인기가 높은 냉면이나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비빔밥 등은 이제 서민 음식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가격이 뛴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지역 기준으로,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7개 품목이 올해 1월보다 상승했다.

주요 외식품목 상승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이 중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냉면으로 6개월도 안 된 기간에 평균 9000원에서 9500원으로 5.6%가 뛰었다. 서울 시내 유명 냉면집으로 꼽히는 음식점의 가격은 이미 1만원을 넘은 지 오래다.

서울 곳곳에 체인을 보유한 B음식점의 메밀 100% 순면 냉면 가격은 1만7000원에 달한다. 중구 W음식점의 냉면 가격은 1만4000원, 마포구 E음식점과 중구 N음식점은 1만3000원이다.

이는 우선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30일 기준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당 평균 4400원이다. 1년 전(2897원)보다 51.9%나 뛴 가격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업계에 따르면 국산 메밀 가격은 수입산보다 약 2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냉면에 이어 가격 상승률이 높은 종목은 1인 가구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김밥(1줄)이다. 올 1월 대비 2.9% 오른 평균 2731원을 기록하며 3000원을 향해 가고 있다.

이어 비빔밥이 2.6% 오른 평균 9000원, 칼국수가 2.1% 오른 7462원 등을 기록했다. 김치찌개 백반 6846원(1.1%), 자장면 5385원(0.7%), 삼겹살(200g) 1만6684원(0.6%) 등도 가격이 1월보다 올랐다. 8개 품목 가운데 삼계탕만 1만4077원으로 1월 대비 2.7% 내렸다.

점점 가파르게 오르는 전국 외식물가 지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런 외식비 급등세는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나타난다. 외식 물가지수는 전국이 113.47(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28% 올랐다. 이는 2019년 2월(2.86%)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외식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0.92%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까지 매달 한차례도 빠짐없이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다. 서울 지역 역시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이 2.08%로 201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당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식당들은 식재료 가격 인상과 최저임금 상승 등에 따른 운영비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비, 임차료 등 운영비가 많이 올라서 외식비가 전반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배달 비중이 높은 품목의 경우 배달료까지 함께 부과되는 경우가 많아 가격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경제정책팀장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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