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지원 거부하던 수급자 노부부, 숨진 채 발견

원태경 2021. 7.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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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복지사의 방문과 각종 복지 지원을 거부하며 임대주택에서 살던 기초생활수급자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30일 경찰과 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시37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A씨(87)와 B씨(76)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구청의 담당 직원이 2~3일에 한 번씩 이들 부부를 찾았으며, 알코올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병원에 방문하는 등 복지 지원을 받도록 이들에게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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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DB


구청 복지사의 방문과 각종 복지 지원을 거부하며 임대주택에서 살던 기초생활수급자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30일 경찰과 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시37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A씨(87)와 B씨(76)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곳은 노숙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매입임대 주택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누수 문제를 살피러 왔다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부부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판단한 LH공사 직원의 112 신고를 계기로 발견됐다.

숨진 부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남편은 알코올 중독, 아내는 조현병을 앓고 있어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살폈다는 것이 도봉구청의 설명이다.

구청의 담당 직원이 2~3일에 한 번씩 이들 부부를 찾았으며, 알코올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병원에 방문하는 등 복지 지원을 받도록 이들에게 권했다. 영양죽이 주기적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이런 각종 복지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당뇨병 합병증으로 신체 일부가 괴사하고 있어 방문 간호사가 찾아와 병원에 가보자고 권유했지만, 치료를 거부했다고 한다.

부부는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기 이틀 전인 25일에도 집으로 찾아온 통장과 안부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평소 주변 이웃과 교류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도·전기 요금이나 주민세도 내지 않아 체납 중이었으며, 구청의 담당 직원이 단전·단수를 우려해 요금을 대납해 주기도 했다.

구청 관계자는 “(숨진 부부가) 받은 연금은 술을 사는 데 주로 썼고, 복지사가 찾아와도 문을 열어주지 않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복지 서비스를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검에서는 이들이 범죄에 희생되거나 사고를 당해 숨진 것으로 의심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따라 곧 장례가 치러질 예정이다.

원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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