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대마, 엑스터시.. '코로나 장벽' 뚫고 한국으로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1. 7.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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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종 마약류 검출 최고치.. 국제우편 등 '비대면' 거래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 마약적발 사례가 증가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해외여행은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시국에 국내외를 자유롭게 오가며 활개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마약이다. 마약은 어떻게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일까?

◇코로나19도 못 막은 신종마약

코로나19로 전 세계 교류가 사실상 단절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족을 보기도 어려워졌지만 마약은 코로나19를 뚫고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됐다. 지난 1년간 마약 적발 사례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신종마약류는 오히려 적발 사례가 늘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최근 식약처가 개최한 '2021 팬데믹 시대 신종마약류 국내외 규제과학 동향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신종마약류 검출 사례는 2020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종마약류가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때는 2009년으로, 당시 국과수에 의뢰된 마약 감정 사례 중 8건 정도에서만 신종마약류가 검출됐다. 10년이 지난 2019년에는 신종마약류가 검출 사례가 184건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240여건이 됐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적발된 신종마약류의 74%를 차지하는 합성 대마류의 경우, 지난해 최고 검출건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 독성학과 김은미 보건연구원은 "신종마약류에 속하는 합성 대마류 검출건수는 2020년 56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2021년 5월에 이미 30여 건이 검출돼 12월까지 50건 이상이 검출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한 종류의 신종마약류가 최소 1~2년 동안 남용됐다면, 최근에는 남용 주기가 점점 짧아져 수개월이 지나면 이미 사라지고 새로운 신종마약류가 등장하고 있으며, 한 가지 사례에서 5, 6종류의 합성 대마류가 검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에 따르면, 2020년 두 종류 이상의 합성 대마류가 한 가지 사례에서 검출된 사례는 35%에 달한다.

◇비대면 시대, 마약도 비대면으로 거래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마약 대부분은 해외에서 유입된 것이다. 대검찰청의 '주요 마약류별 밀반입 적발 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마약·대마 밀조 적발 사례는 0건이었고, 향정 밀조 사례만 9건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년간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해외 교류는 불가능했는데, 신종마약류는 어떻게 국내에 유입된 걸까?

신종마약류도 '비대면 시대'의 흐름을 타고 국내에 들어왔다. 비대면으로 마약거래가 진행된 것이다.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2020년도 마약류 거래는 국제우편, 항공특송화물, 해외경유 선박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필로폰 대량 밀반입 사례의 경우, 독일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들어오거나, 미국에서 특성화물을 이용, 태국에서 국제특급우편을 이용해 들어온 것이었다. 대마초는 국제우편, 선박, 국제등기우편 등을 통해 유입됐다. 최근 북미 일부 주에서 대마초 판매가 합법화된 점을 노려 대마쿠키, 대마오일 등의 형태로 위장유입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크웹, SNS 등 온라인을 통해 국내에 유입됐다.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MDMA)는 2018년도 1.8kg, 2019년도 2.6kg, 2020년도 6.8kg로 급증하고 했고, 야바(YABA)는 2018년도 7.9kg, 2019년도 13.3kg, 2020년도 13.8kg으로 증가했는데 이 물질들 역시 인터넷과 국제우편, 항공특송화물 등을 통해 유입됐다.

◇신종마약, 빨리 적발하려면?

국과수에 의뢰된 마약 감정 건수는 2014년 2만8633건에서 2020년 6만7668건으로 2.4배 증가했다. 감정대상 중 신종마약류가 검출되는 사례는 매년 늘고 있다. 신종마약류는 기존 마약보다 등장과 유행시기가 짧다 보니 적발·검출 속도를 더 빨리해야 범죄 악용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마약류의 빠른 적발·검출을 위해 마약류 대응 인력과 시스템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미 보건연구원은 "신종마약류는 2008년 등장한 이후 코로나19와 상관없이 빠르게 변화하며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신종마약류 대응기관이 적고 인력도 많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은데, 신종마약류의 특성을 고려해 관련 인력과 고감도 장비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예산 지원, 마약류 지정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보건연구원은 "아직 국내 유입 신종마약류는 합성 대마류의 비중이 높지만, 앞으로는 진정제 계열인 벤조디아제핀 등 합성 아편류가 유행할 것으로 보이기에 미리 준비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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