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美서 '교차처방' 첫 허가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1. 7. 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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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FDA가 인슐린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교차 처방을 최초로 허가하면서 현지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당뇨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셈글리’를 오리지널 의약품 ‘란투스’와 교차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FDA가 바이오시밀러 교차처방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추후 셈글리는 처방 의사의 별도 개입이 없어도 약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교차처방할 수 있다. 주요 바이오의약품들의 허가 만료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허가를 비롯한 여러 가지 호재들로 국내 바이오업계의 해외 진출·성장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셈글리’, 첫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정

FDA는 지난 28일(현지 시간) 다국적 제약사 마일란의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셈글리’를 ‘인터체인저블(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로 허가했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란 말 그대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교차처방’할 수 있는 제품을 뜻한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허가만으로 의사 개입 없이 약국에서 교차처방이 가능한 유럽 등과 달리, 미국에서는 허가 받은 바이오시밀러를 교차처방하려면 FDA로부터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동안 29개 바이오시밀러가 FDA 승인을 받았으나 인터체인저블 허가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FDA는 “셈글리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미국에서 승인된 최초의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라며 “이번 승인으로 당뇨병 환자들은 높은 품질과 안전성을 갖춘 추가 치료옵션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가에 따라 셈글리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사노피의 ‘란투스’와 교차처방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6월 FDA 승인을 받은 셈글리는 1일 1회 피하주사 방식의 기저 인슐린 바이오시밀러로, 제1·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란투스와 동등한 효과·안전성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판권을 보유 중이며 한독이 2018년 11월부터 ‘글라지아 프리필드펜’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후속 허가도 이어질 듯… 국내 기업에 기회

업계는 이번 허가가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현지 의사·약사들의 전반적인 인식 변화는 물론, 계속해서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들도 교차처방 허가를 받을 경우 전체 수요와 시장 규모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오기환 전무는 “처방실적이 많이 쌓이고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인슐린 제품이 먼저 허가를 받은 것”이라며 “첫 번째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정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이제 시작이 된 만큼 후속 제품 허가 역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FDA 허가를 받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 역시 당장 지정되지 않더라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현지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의료재정 부담…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수요 늘 것”

주목할 점은 이번 허가 외에도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을 기대할 만한 여러 요인들이 남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스텔라라’,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의 허가가 연이어 만료되는 데다, 각국 정부들 또한 의료비 재정 부담을 줄이고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늘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이번 허가 외에도 저가 치료 옵션 제공을 위해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지원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동남아시아와 같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지역·국가 또한 현재로써는 급진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는 없으나,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소비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오기환 전무는 “코로나19로 모든 나라의 의료비 지출과 그에 따른 재정부담이 늘고 있는 만큼, 약가 인하에 대한 각국 정부의 정책 기조 역시 계속해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비롯한 이 같은 정책 기조는 바이오업계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이러한 분위기와 환경조성이 시장 확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삼바 등 제품 개발 박차… “현지 상황 주시하며 대응해야”

국내 바이오업계 또한 이 같은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이미 유럽의약품청(EMA)과 FDA 승인을 받아 판매 중인 제품 외에도 ▲CT-P16(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39(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41(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CT-P42(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3(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 제품을 허가받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SB4·SB2·SB5)과 종양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2종(SB3·SB8)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임상 3상에 진입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 등 5개 제품의 개발·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두 회사 외에 여러 바이오벤처와 전통 제약사들 또한 제품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오기환 전무는 “해외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경우 국내 기업이 아닌 현지 파트너사들이 판매·마케팅을 담당하는 만큼,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전략을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제품 개발·허가 후 출시 가격과 출시 시점, 출시 국가의 시장 상황, 또 해당 국가의 정책적인 변화, 인허가 변동 사항 등을 잘 주시하며 준비·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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