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흰자 노랗거나 소변 갈색이면 '간염' 의심해야

나건웅 2021. 7. 3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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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간염 증상을 알기 전에 먼저 ‘간 기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간은 흡수한 영양소를 저장하고 체내 필요한 물질로 가공해 온몸에 분배한다. 혈액 응고 인자 물질을 합성하기 때문에, 간 기능이 저하되면 쉽게 멍이 들거나 피가 잘 멈추지 않을 수 있다.

간은 해독 작용도 한다. 몸에 들어온 약물이나 술, 독성 물질을 해독한다. 담즙산을 만들어 소화 작용도 돕는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이 때문에 간이 망가지면 몸이 갑자기 피곤하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불량, 구토 등 증상이 발생한다. A형 간염 같은 급성 간염은 초기에는 열, 근육통, 전신 쇠약감이 있어 몸살이나 위염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김경아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 기능이 나빠지면 소변 색이 주황빛이나 갈색으로 진해지고 눈의 흰자와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이 생긴다. 또 간에서 혈액 응고 인자들을 충분히 만들지 못해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쉽게 나고 작은 충격에도 멍이 잘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간염의 가장 큰 원인은 바이러스다. 간염 바이러스를 구분하기 위해 발견된 순서대로 A·B·C형으로 이름을 붙였다.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된다. 체내에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2~4주 정도 잠복기를 거친다. 보통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지 않고 저절로 회복된다. 아주 드물게 급성 간부전이 발생할 경우, 간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어릴 때 감염되면 증상 없이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1970년대만 해도 10세 이하 아동의 약 45%, 20세 이상 성인의 대부분이 항체를 보유했다. 위생 환경이 개선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항체 보유율이 소아 청소년 10% 미만, 젊은 성인은 20~30%로 떨어졌다.

김경아 교수는 “30~40대에서 증상이 있는 간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1970년대 초반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50대 이상은 자연면역이 형성돼 약 80~90%는 항체가 있다. 2000대 초부터 소아에서 A형 간염 백신 접종이 증가하고 2015년부터 필수 접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20대 밑으로도 대부분 항체를 보유했다”고 말했다.

B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수직감염(B형 간염에 걸린 산모에서 신생아에게 전염)이다. 성 접촉이나 비위생적인 시술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B형 간염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 3~4%가 감염돼 있다. 1995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사업이 시작됨에 따라 20대 미만에서의 유병률은 0.2% 정도다. B형 간염 중에서도 활동성 간염일 경우 항바이러스 약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C형 간염 역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과거에는 수혈에 의해 많이 감염됐으나, 1991년 이후 헌혈 시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가 시행되면서 수혈에 의한 감염은 드물다. 비위생적인 시술이나 의료 행위, 정맥주사 약물 남용, 주사침 찔림 등이 주요 감염 경로다. C형 간염은 50~80%가 만성화된다. 다행히 C형 간염은 최근 매우 효과적인 경구 약제가 개발돼 8~12주간 복용하면 완치율이 95% 이상이다.

김경아 교수는 “A·B형 간염은 백신을 맞으면 예방할 수 있지만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시술이나 정맥주사 등 위험 요인을 피해야 한다. B형이나 C형 만성 간염의 경우에는 간암에 대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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