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시대의 먹방②] 중국발 김치공정 이후..'메시지' 담는 먹방

"맞는 것을 맞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외면 따른다면 감수할 것"
"김치엔 우리의 소울이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식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중국이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다. 한복, 김치 등이 자국 고유문화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는 문화 동북공정을 시도해 대중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한 기사를 통해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주재 중국대사가 중국 정부의 계정으로 된 트위터를 통해 김치 담그는 과정을 선보여 논란이 됐다.

올해 초에는 구독자만 1400만 명이 넘는 중국의 유명 유튜버 리즈치(李子柒)가 김장을 하고 김치찌개 끓이는 영상을 올리며 ‘Chinese Cuisine(중국 요리)’ ‘Chinese Food(중국 음식)’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한국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었다.

김치를 둘러싼 한·중의 갈등은 한 먹방 유튜버를 통해 단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현재 7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햄지가 올해 초 “김치와 쌈은 한국 음식”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중국 소속사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후 햄지는 김장 영상을 게재하면서 다시금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리얼먹방 김장 김치 담그기’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김치, 수육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 음식을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으로 제작한 콘텐츠’라는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이 영상은 현재 조회수 600만을 돌파할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햄지는 “김치 관련 콘텐츠를 일부러 올린 것은 아니고, 예전부터 쭉 해오던 대로 한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컸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 외에도 유튜브 수익이라든지 다른 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감은 없었다. 수익 때문에 아닌 것을 맞다고 말하기도 싫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한식, 특히 김치 먹방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 다수의 먹방 유튜버들이 김치를 콘텐츠로 다루면서 ‘김치는 한국 전통 음식’이라는 소신을 밝히고 있다.

유튜버 푸메는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김치전, 두부김치 등 다양한 김치 요리 영상을 게재하며 ‘한국의 전통음식이자 식품인 김치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버 도로시와 용용먹방 등 다수의 유튜버들이 김치 먹방 영상을 게재하면서 비슷한 메시지들을 남겼다.

푸메는 이와 관련해 “중국 시청자분들의 다소 짓궂은 질책이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김치는 어느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 고유의 음식이고, 바른 것을 올바르다 이야기하는 것에 외면이 따른다면 그 부분은 제가 감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네티즌들의 불편하다는 의견을 받은 적도 있었으나, 국내 시청자들의 응원은 늘었다. 그는 “중국 시청자 분들의 불편하시다는 의견 및 댓글과 함께 영상에 대한 ‘싫어요’ 수의 증가,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조회수 감소가 있었던 것 같다”며 “‘김치공정’이 시작된 이후부터 한국 시청자분들께서 많은 응원을 해주시는데,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함을 느낀다. 소중한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들도 직접적인 메시지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MBC ‘놀면 뭐하니?’는 최근 MSG워너비 제작자로 나선 유야호가 한옥을 배경으로 한복을 입은 채 잘 익은 김치와 밥을 먹는 모습을 담았다. 지난 4월 SG워너비가 게스트로 출연해 ‘아리랑’을 열창할 때에는 ‘김치, 한복, 태권도, 삼계탕 역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자막을 넣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자체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Run BTS)’에서 요리 사업가 백종원과 함께 김치 만들기에 나섰다. 백종원은 “우리 전통 김치를 만드는 법”이라고 거듭 강조하는가 하면, RM은 “김치엔 우리의 소울이 있다”는 뼈 있는 발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