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기도 드려야 할까

2021. 7. 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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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연애를 책으로 배우면 안 되는 것처럼, 기도는 기도를 통해서 배워야 한다.

하지만 주기도문은 책으로 배우는 수밖에 없다.

주기도문을 주문처럼 외운다고 해서 그 주문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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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예수님의 기도 학교(이정규 지음/IVP)


기도는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연애를 책으로 배우면 안 되는 것처럼, 기도는 기도를 통해서 배워야 한다. 기도는 오직 기도하는 것을 통해서, 반복된 기도와 응답을 통해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기도문은 책으로 배우는 수밖에 없다. 주기도문을 주문처럼 외운다고 해서 그 주문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주기도문은 마치 사골 같아서 건강한 신학이라는 아궁이 위에 올려놓고 치열한 삶이라는 뚝배기에 담아 우려내고 또 우려낼수록 진국이 돼 나오기 마련이다.

이 책 ‘예수님의 기도 학교’(IVP) 역시 그런 진국이다. 한 입 한 챕터만 떠먹어 봐도 얼마나 정성스럽게 우려냈는지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게 만드는 맛이다. 특별히 저자는 자신의 포지션을 기도 학교의 열등생이라고 말한다. 시작점의 겸손함과 더불어 코로나19 가운데 기도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도대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를 알지 못하기에 한없이 힘들어하는 성도들을 기도하게 도와주고 싶다는 그 절실한 마음에서 나온 언어들이다. 다소 딱딱한 설교문의 언어지만 읽는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고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

특별히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의 기도가 어떻게 ‘위대한 기도’로 이어지는 챕터가 눈길을 끈다. 한국교회 양극단에 자리잡은 기복 신앙적 기도와 신령한 기도 사이의 균형을 멋지게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구해야 할 ‘양식’에 대해 한국적인 배경 안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위대함이란 결국 ‘나’를 위함을 넘어 ‘우리’를 위함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것을 짚어주는 부분이 나온다. 현재 코로나19 시국에 우리가 드려야 할 기도가 어떤 모습이 돼야 하는지 선명히 보여주고 있다.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읽었다면 덮고 나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지는 것이 옳고,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다면 덮고 나서 글을 쓰고 싶어지는 것이 옳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무릎을 꿇고 싶어지는 것이 마땅한 반응일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가운데 하나님과의 거리 좁히기를 원하는 성도들, 예배는 비대면이지만 하나님과는 여전히 대면하기를 원하며 주어진 현실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기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예수님의 기도 학교 등교를 권한다.

김정주 남산교회 전도사 (‘안녕, 기독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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