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43>] 씩씩하게 '축복합니다' 찬양.. "축구선수가 꿈이에요"

황인호 2021. 7. 3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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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박지민(가명·9)군은 4년 전 처음 인공와우를 달았던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박군은 세 살 때인 2016년 12월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박군의 어머니 김은영(가명·29)씨가 아들의 귀에 이상이 있다고 느꼈던 것도 이때다.

아이의 아빠는 박군이 청각장애 판정을 받던 해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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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청각장애 앓는 9세 지민이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박지민군의 일상 속 모습. 인공와우 기기를 늘 착용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박지민(가명·9)군은 4년 전 처음 인공와우를 달았던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전극으로 작동하는 인공와우의 특성상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느낌이 들면서 엄청 아팠다고 한다. 그런데 아픔도 잠시, 점점 주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박군은 “너무 신기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박군은 세 살 때인 2016년 12월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박군의 어머니 김은영(가명·29)씨가 아들의 귀에 이상이 있다고 느꼈던 것도 이때다. 김씨는 “해가 지나도 지민이가 또래들과 달리 말이 트이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즈음 산만해진 지민이를 위해 시작한 놀이치료 과정에서 아이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병원 정밀검사 결과 박군은 비장애인의 20% 정도의 소리만 들리는 수준이었다. 신생아 검사 때만 해도 이상이 없었던 터라 김씨는 아들의 청력에 문제가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도 못했다. 김씨는 “돌치레를 하며 열병을 심하게 앓은 적이 있는데, 그때 청력을 잃지 않았을까 추측만 된다”고 전했다.

한참 뒤처진 언어를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선 인공와우 수술이 시급했다. 보험이 적용돼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에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면사무소 직원 소개로 알게 된 기관의 지원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후 박군은 엄마 부름에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누르면 소리가 나는 동화책에 큰 관심을 보였고, 장난감을 만지며 나는 소리 하나에도 신기해했다. 김씨는 “사실 그전까진 아이가 청각장애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소리를 듣더니 표정부터 다르더라”며 “소리에 반응하는 지민이의 모습에 눈물이 났다. 멀리서 불러도, 작은 소리 하나에도 반응하는 게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된 박군은 또래 아이들과 뛰놀며 세상에서 나는 온갖 음표들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인공와우를 달고서도 비장애인의 70~80%정도까지만 들을 수 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의 의사도 표현할 줄 안다. 긴 문장을 만들어내고 문법에 맞는 말을 하는 건 힘겨워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요즘엔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에 푹 빠졌다. 장래희망도 축구선수로 정했다. 격렬한 몸짓에 인공와우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툭툭 털어 붙이고 다시 공을 찬다.

김씨는 그런 아들이 대견스러우면서도 안쓰럽다.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뭐든 다 해주고 싶은데 ‘싱글맘’이자 ‘워킹맘’인 김씨 형편상 그러지 못해 안타까울 때도 많다.

김씨가 자활근로로 버는 60만원과 박군의 장애수당 등 정부보조금을 합한 110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이 돈으로 박군과 그 밑에 동생(7), 간암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아이의 아빠는 박군이 청각장애 판정을 받던 해 이혼했다. 양육비를 주기로 약속했지만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지금은 연락도 끊어진 상태다.

하루하루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김씨는 아이들을 보며 힘을 낸다. 같은 교회 다니는 성도들의 기도도 많은 위로가 된다고 했다. 그는 “지민이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축복합니다’ 찬양을 부를 때면 그간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늘도 자기 전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가족을 위한 기도가 대부분이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지민이의 장애를 의식하더라도 본인은 떳떳하고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라나길 바란다”며 기도를 마무리한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6월 24일~7월 28일/ 단위: 원)

△김전곤 김성수 김병윤(하람산업) 20만 △신웅희 박정한 정인경 조동환 신숙자 이경복 10만 △김은경 강신희 연용제 배계선 정연승 김현옥 최찬영 김선숙 장경환 이윤미 고넬료 김덕수 문은혜 5만 △이미령 김인수 한승우 김덕수 김미옥 김민수목사 양현석 임순자 3만 △은혜 김정숙 김영자 2만 △무명 조경아 곽성자 김연희 한영희 김동호사회복지사 김애선 1만

◇일시후원: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1600-0966 밀알복지재단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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