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전 2세트서 나온 '쵸비' 정지훈의 절묘한 이니시

윤민섭 2021. 7. 30. 01: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화생명e스포츠 ‘쵸비’ 정지훈이 팀에 시즌 6승째를 선물했다.

한화생명은 29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정지훈의 활약에 힘입어 DRX를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꺾었다. 프레딧 브리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둔 한화생명은 6승8패(세트득실 –6)를 기록, 7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

이날 2세트는 27분경 내셔 남작 전투에서 승패가 갈렸다. 정지훈(사일러스)이 DRX의 뒤를 급습한 뒤 ‘킹겐’ 황성훈(나르)으로부터 빼앗은 궁극기를 활용해 ‘태윤’ 김태윤(아펠리오스)에게 에어본, 기절, 속박으로 이어지는 3개의 군중제어기(CC기)를 적중시킨 게 한화생명의 승리로 이어졌다. 경기 후 정지훈과 함께 한타 전후 상황을 복기했다.

본격적인 전투가 펼쳐지기 전, 정지훈은 탑 웨이브를 밀고 돌거북 캠프로 향했다. 추가 아이템 구매를 위해 귀환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던 그는 돌연 생각을 바꿔 DRX 레드 버프 쪽으로 잠입했다. 곧 ‘예언자의 렌즈’를 활용해 인근에 상대방의 와드가 없음을 파악했다.

내셔 남작 버프를 내줄 상황에 놓인 DRX는 정지훈의 위치를 완전히 놓쳐버렸다. 레드 버프 아래쪽에 제어 와드를 하나 설치했지만, 내셔 남작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려버렸다. DRX 정글에서 튀어나온 정지훈이 김태윤에게 CC기를 연계했고, ‘정화’ 대신 ‘회복’을 선택했던 김태윤은 도주 타이밍을 놓쳐 DRX 5인 중 가장 빠르게 전사했다.

정지훈은 “싸움을 열기 전에 예언자의 렌즈와 ‘제어 와드’를 통해 상대가 내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음을 체크했다”면서 “우리 팀이 충분히 호응할 수 있는 각이기도 했고, 아펠리오스가 ‘정화’가 아닌 ‘회복’을 들었으므로 각종 스킬에 ‘만년 서리’를 연계하면 킬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경기 후 진행한 정지훈과의 일문일답.

-시즌 6승째를 달성한 소감은.
“2대 0으로 이겨서 기쁘다. 아쉬운 부분도,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1세트 때 드래곤 전투에서의 플레이가 아쉬움이 남는다. 상대 그랩에 끌린 것도 문제지만, 그 전에 싸워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2세트 때 라인전에서 솔로 킬을 내준 것도 아쉽다. 공성 미니언을 욕심낸 게 실책으로 이어졌다. 패시브 스킬의 거리가 닿지 않아 미니언을 잡지 못했다. 그래서 ‘국왕시해자(W)’를 공성 미니언에 썼다. 마나가 부족한 상황에서 비스킷도 너무 늦게 써서 ‘도주/억압(E)’ 활용까지 늦어졌고, 상대 콤보를 다 맞아버렸다. 1레벨 때도 맞혀야 하는 E를 맞히지 못했다.”

-POG 포인트 200점을 독식했다.
“‘윌러’ (김)정현이가 미드 갱킹을 잘 찔러줬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내가 활약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앞당겨졌다. 내가 상대의 와드 위치를 잘 체크한 게 좋은 갱킹으로 이어졌다. 상대로서는 사일러스·트런들의 갱킹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2세트 때 상대한 라이즈는 ‘난입’만 활성화시키지 않으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일러스라는 챔피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사일러스는 다재다능한 챔피언이다. 라인전이 약한 게 단점인데, 나는 내가 불리한 상성으로 대결하는 라인전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단점은 옅어지고, 후반에 강력하다는 장점은 잘 드러나는 것 같다. 항상 하이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만, 감안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2세트는 한때 DRX가 리드를 하기도 했다. 언제 역전을 직감했나.
“19분경 미드 1차 포탑 앞에서 ‘뷔스타’ (오)효성이 형의 ‘사형 선고(Q)’가 상대 원거리 딜러를 향해 날카롭게 들어갔다. 그 전투에서 아펠리오스를 끊었을 때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확 넘어왔다고 판단했다.”

-2세트 마지막 한타는 본인이 뒤에서 상대를 급습한 게 주효했다.
“싸움을 열기 전에 예언자의 렌즈와 제어 와드를 통해 상대가 내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음을 체크했다. 우리 팀이 충분히 호응할 수 있는 각이기도 했고, 아펠리오스가 ‘정화’가 아닌 ‘회복’을 들었으므로 각종 스킬에 ‘만년 서리’를 연계하면 킬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상대인 농심 레드포스를 어떤 팀으로 평가하나.
“농심은 팀플레이가 굉장히 좋은 팀이다. 선수 개개인의 라인전 수행 능력은 세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한타 능력이 뛰어나고, 후반 역전을 해내는 뒷심도 있다. 결국 ‘잘하니까 많이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밀리는 건 우리가 아니라 1위를 지켜야 하는 농심이다. 늘 해왔던 대로 열심히 준비해오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