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35초 혈투 끝 銀' 조구함 "한국 가면요? 올림픽 준비해야죠"
“올림픽 준비해야죠.”
도쿄올림픽 유도 결승전에서 9분53초간 연장 혈투 끝에 석패한 조구함(29). 그에게 ‘한국에 돌아가면 뭐가 하고 싶은가’라고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조구함(세계 6위)은 29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일본 혼혈선수 에런 울프(세계 5위)에 골든스코어(연장전) 끝에 안다리 후리기를 허용해 한판패 했다.
정규시간 4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둘은 연장에 돌입했다. 지도 2개씩 받은 두 선수는 반칙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조구함은 5분35초에 안다리후리기를 내줬다. 그래도 한국유도의 도쿄올림픽 첫 은메달이었다.
조구함은 유도복이 흠뻑 젖은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나왔다. ‘이런 사투를 펼치면 몸무게가 얼마나 빠지는가’라고 묻자 조구함은 “많이 빠지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조구함은 “대진표가 나왔을 때 반대쪽에서 울프가 올라오길 바랬다. 올림픽 자체도 의미 있지만, 결승에서 그것도 일본 도쿄에서 만난다면, 올림픽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자신감이 있었는데 제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상대가 강하더라. 찬스가 몇 번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아쉽다. 찬스마다 위기를 모면했고, 패배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했다.
경기 후 조구함은 상대 선수 울프의 손을 들어줬다. 이 행동에 대해 조구함은 “여태까지 국가대표 10년을 이상하며 만나 본 선수 중 가장 강했다. 나름대로 절 분석하고 준비한 것 같다. 부족함과 패배를 인정해 울프 손을 들어줬다. 이번 은메달은 앞으로 좀 더 열심히해서 (2024년) 파리올림픽 때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조구함은 4강에서는 세계 2위 호르헤 폰세카(포르투갈)에 절반승을 거뒀다. 경기 도중 상대선수 손에 경련이 나자 기다려주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조구함은 2016년 리우올림픽을 3개월 앞두고 왼쪽 전방십자인대를 다쳤다.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지만 16강에서 탈락했다. 이후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9년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을 우승했고, 5년 만에 올림픽에 재도전했다.
조구함은 “사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도 종목은 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실내에서 파트너 선수와 해야 하는데. 사실 한국 선수들 모두 메달을 딸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코로나로 1년 연기됐을 때 허탈했지만 KH그룹 필룩스(소속팀) 회장님이 절 알아 봐주시고 높게 평가해주셔서 동기부여가 됐다. 비록 은메달이지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구함은 “많이 아쉽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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