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희에 꺾인 배드민턴 스타.."金 희망 떨어졌다" 日 충격
'금메달 기대 선수 1위' 오른 스타
불법도박 연루, 교통사고 등 곡절도
오사카, 하리모토 등 日 기대주 탈락
시력을 앗아갈 뻔한 교통사고도, 복귀 직전에 찾아온 코로나19도 극복했다. 하지만 '꿈의 무대'였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일본 배드민턴계의 대스타이자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였던 모모타 겐토(桃田賢斗·26) 선수다.
배드민턴 남자 세계랭킹 1위인 모모타 선수가 28일 저녁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 허광희(26·삼성생명) 선수에게 2-0으로 패하자 일본이 충격에 휩싸였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던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 선수의 조기 탈락에 이은 대스타의 탈락 소식에 교도통신은 "일본의 또 다른 가장 큰 스타이자 금메달 희망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모모타는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는 선수' 1위에 뽑힌 인물이다.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선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생활 동안 겪은 여러 우여곡절로 국민들의 우려와 성원을 한몸에 받았다. 모모타는 2015년 세계선수권 남자 단식에서 일본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도쿄 인근 카지노에서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배드민턴 협회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리우올림픽 참가도 무산됐다.
절치부심한 모모타는 2019년 11개의 타이틀을 휩쓸며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2020년 1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공항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안와골절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모모타 선수는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 때문에 수술까지 받았다. 은퇴 위기를 극복하고 1년간의 재활 끝에 복귀했지만, 올해 1월엔 세계대회 출국을 앞두고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아 한동안 또 경기를 쉬어야 했다.
모모타는 28일 허광희에게 패한 후 "몇 점을 연속으로 잃고 상대가 나를 역전했을 때, 나는 정신적으로 공격을 당했고 회복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털어놓았다. 올림픽에 대한 부담 때문에 "평소처럼 하기가 정말 어려웠다"고도 했다.
경기를 마친 후 트위터에는 "도쿄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인생의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응원에 정말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인터넷상에는 "패배 후 인터뷰에서도 진솔한 태도로 답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여러번 은퇴 위기에 몰렸지만 다시 돌아온 당신은 진정 '불사조'다" 등 아쉬움과 격려의 목소리가 넘치고 있다고 스포츠호치는 전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초반부터 금메달을 다수 획득하며 질주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유망주들이 조기 탈락하는 파란도 이어졌다. 일본의 '탁구 신동'으로 불렸던 하리모토 도모카즈(張本智和)가 뜻밖의 패배로 탈락했고, 2019년 수영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세토 다이야(瀬戸大也)도 수영 남자 400m 혼계영에서 9위를 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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