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작전판] 누누 감독의 '손흥민 원톱'이 무리뉴와 다른 점은?

한준 기자 2021. 7. 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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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프리시즌 몸풀기 평가전 3경기를 마쳤다. 29일(한국시간) MK돈스(잉글랜드 리그원)와 가진 원정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은 이번 프리시즌 기간에 토트넘 훈련장 홋스퍼 웨이에서 몸을 만든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이나 해외 클럽과 경기하지 않는다. 친선 경기도 런던 인근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과 치른다. 


토트넘은 6월 국가 대표 경기 일정에 참가하지 않아 7월 5일 1차 소집에 합류한 선수들로 레이턴 오리엔트와 18일 밤 첫 경기를 치렀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첫 경기로 관심이 컸던 경기다. 누누 감독은 이 경기에서 4-1-2-3 포메이션을 썼다. 유스 출신 공격수 데인 스칼렛을 스리톱 중앙에 두고 스테번 베르흐베인과 루카스 모우라가 좌우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미드필드에는 해리 윙크스와 델리 알리, 나일 존이 선발 출전했다. 포백 라인의 좌우 측면에 시세이, 파스코치 등 23세 이하 선수를 투입했고 중앙 수비수로는 에릭 다이어와 캐머런 카터비커스를 기용했다. 골문은 조 하트에게 맡겼다.


6월 휴가 기간 내내 개인 운동을 하며 부활 의지를 보인 델리 알리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후방에서 공을 운받 하고 공격 시에 스리톱 뒤로 올라가 깊이를 갖고 플레이했다. 베르흐베인은 왼쪽 사이드라인을 점유하며 윙 플레이에 집중했다.


◼︎ 누누 축구의 핵심, 공격수들의 수비 부담 줄이기


첫 경기에서 주목 받은 선수는 존과 모우라였다. 모우라는 오른쪽 측면에 섰으나 중앙 2선 지역으로 이동해 탈압박과 스루 패스를 시도하며 토트넘 공격진에서 가장 날렵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했다. 전반 38분 나온 이날 토트넘의 선제골도 윙크스의 기점 패스를 모우라가 원터치로 돌려 놓으며 수비 배후 공간으로 찌른 패스를 스칼렛이 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마무리하며 나왔다.


존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지역을 기반으로 안정된 볼 관리 기술, 과감한 중거리슛, 문전 침투 등으로 메짤라 역할을 잘 소화했다. 현재 이 포지션에 조반니 로셀소, 탕귀 은돔벨레를 보유하고도 퀄리티 있는 선수 영입을 추진 중인 토트넘이 자체 육성 선수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그러나 레이턴 오리엔트는 어디까지나 잉글랜드 리그투(4부리그) 소속의 두 수 아래팀이다. 누누 감독은 후반 15분께 23세 이하 선수를 전원 투입했고, 경기는 1-1로 비겼다. 


풀백의 공격 가담을 자제시키며 공격 지역 선수들의 자유도를 높이고 수비 부담을 덜어준 운영법은 세 경기 내내 이어졌다. 손흥민이 합류한 22일 새벽 콜체스터 유나이티드(리그원)와 경기는 스칼렛 대신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배치됐고, 존 대신 올리버 스킵이 선발 출전했다.


첫 경기 전반전을 소화한 조 하트가 빠지고 알피 화이트먼이 골문을 지켰다. 좌우 풀백 포지션은 파스코치가 라이트백 자리를 지킨 반면 레프트백으로는 시세이가 빠지고 오몰레가 기회를 얻었다.


누누 산투 토트넘홋스퍼 신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패턴은 비슷했다. 오몰레가 조금 더 전진성을 보여 베르흐베인이 안쪽으로 들어오는 빈도가 늘었으나 주로 손흥민이 상하 움직임으로 중앙 지역을 차지했고, 모우라가 2선 중앙으로 이동해 마지막 패스를 보냈다. 그 뒤를 알리가 받치면서 4인 공격 콤비네이션이 자주 펼쳐졌다. 스킵은 윙크스의 근거리에서 수비를 지원하고 기점 패스를 배급했다.


콜체스터전은 전반 45분 사이 1골 2도움을 올리고 나간 손흥민의 원맨쇼였다. 손흥민은 모우라의 기점 패스에 이은 베르흐베인의 문전 마무리 패스를 받아 선제 골을 넣었다. 전반 15분에는 손흥민의 코너킥을 모우라가 니어 포스트에서 헤더로 마무리해 추가골을 넣었다. 전반 38분은 파스코치의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우측으로 이동해 문전 반대편으로 올린 크로스를 알리가 밀어 넣었다.


누누 감독은 콜체스터전도 후반전은 23세 이하 팀 선수들에게 맡겼다. 두 팀 보다 한 수 위 상대인 MK 돈스와 29일 새벽 경기는 보다 실전에 가깝게 경기를 운영했다. 인상적인 대목은 조 하트, 다이어, 윙크스의 명단 제외다. 세 선수는 최근 영국 정론지 더타임즈가 보도한 토트넘의 방출 리스트에 들었다. 다이어는 두 경기 모두 주장 완장을 차고 뛰며 안정감을 보이지 못했다. 윙크스는 이 두 경기에서 존의 전진성, 스킵의 안정성에 비해 부진했다. 


하트는 화이트먼의 경기력이 올라오는 거운데 5만 2000파운드에 달하는 고액 주급의 가치를 보기 어렵다. 이미 토트넘읜 세컨드 골키퍼로 이탈리아 대표 피에르루이지 골리니를 영입했다. MK돈스전에 골리니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로리스가 벤치에 있었다. 화이트먼은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루카스 모우라(토트넘홋스퍼). 게이티이미지코리아

◼︎ 손흥민-케인 듀오만큼 강력한 손흥민-모우라 콤비 플레이


손흥민은 이날 77분을 소화했다. 베르흐베인, 모우라와 스리톱을 또 한번 구성했고 이전 경기보다 활발하게 많은 기회를 창출했다. 수비 가담 빈도를 줄이고 상대 배후 라인을 파고들거나 허슬 플레이로 측면과 2선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손흥민은 9번 스트라이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 경기는 좌우 풀백으로 주전 세르히오 레길론과 맷 도허티도 프리시즌 첫 경기를 소화했다. 두 선수 모두 컨디션을 올리는 중이지만 누누 감독은 여전히 공격 가담보다 라인을 내려서 플레이하도록 하면서 공격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이를 통해 베르흐베인과 손흥민이 서너 차례 결정적 슈팅 기회를 맞을 수 있었다.


모우라는 케인의 가짜 9번 플레이가 없는 가운데 2선 지역을 자유롭게 누볐다. 함께 선발 출전한 나일 존이 지원하는 역할로 물러서주면서 모우라의 능력이 한층 더 발산됐다. 윙크스가 빠진 빌드업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된 스킵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부재 속에 기점 패스 줄기를 만들고 수비를 보호하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수비는 안정적이고 공격은 역동적이었다. MK 돈스 역시 경기력 완성도를 논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지만 토트넘의 경기 패턴이 선수들의 개별 강점을 살리는 데 성공한 것은 분명하다. 손흥민은 MK돈스전도 모우라의 스루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넣고, 모우라의 패스를 받은 뒤 마무리 패스로 알리의 골을 돕는 등 1골 1도움으로 최고 활약을 펼쳤다. 특히 모우라와 호흡이 지난 시즌 해리 케인과 조합만큼 인상적이었다.


누누호 토트넘은 8월에 진정한 승부를 치른다. 8월 5일 새벽 3시 45분 첼시와 원저 경기, 8월 8일 밤 10시 아스널과 홈 경기를 치른 뒤 8월 16일 0시 30분 맨체스터 시티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유로2020 결승전까지 쉬지 못해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케인의 부재 속에 맨체스터 시티전은 베르흐베인, 손흥민, 모우라 스리톱의 가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원톱 손흥민이 또 한번 맨시티 킬러로 기능할 수 있을지, 누누 감독의 공격 전술은 두 차례 런던 더비로 시험대에 오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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