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속으로] LG생활건강, 눈높이 줄하향..中시장 성장 둔화 시그널?

이민지 2021. 7. 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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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이달 들어 16% 하락
연간 실적 추정치 전달 대비 13% 낮아져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LG생활건강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중국 현지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률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코로나19 지속과 중국 내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며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 이달에만 주가 16% 하락… 2분기 실적 어땠길래?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LG생활건강은 이달 들어 16%가량 하락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투심이 급격이 저하된 탓이다. LG생활건강의 사업 부문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2분기 LG생활건강의 연결 매출액은 2조214억원, 영업이익 335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3%, 11% 증가했다. 65개 분기 연속 이익 성장을 지속했지만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예상치가 높았던 탓에 시장 예상치를 각각 3%, 5% 하회했다.

화장품 매출액은 1조1200억원, 영업이익은 218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21%, 23% 늘었다. 채널별 성장률을 보면 1년 전 대비 면세점 채널은 89% 늘었고, 중국과 방문판매는 각각 10%, 2% 증가했다. 백화점 부문은 3% 하락했다. ‘후’를 중심으로 면세 채널의 성장이 주효했지만 주요 매출처인 중국 현지 채널이 코로나19 영향과 오프라인 채널 부진으로 시장 예상을 밑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생활용품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692억원, 5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3% 늘었지만 이익은 7%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연결 매출로 잡힌 ‘피지오겔’이 온기 반영되며 매출은 선방했지만 위생용품 판매 감소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음료 부문의 경우 매출액은 3% 늘어난 4094억원, 영업이익은 579억원으로 6.5% 감소했다. 탄산음료 등 고마진 제품 비중 증가로 믹스 개선 효과를 보이며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원부자재 등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다.

◆中 현지 시장 K-뷰티 성장 둔화 우려 커졌나

이번 실적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한 부문은 중국 현지 매출이 예상만큼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초 중국 618 쇼핑 축제에서 지난해보다 주력 브랜드인 ‘후’의 매출이 70%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성장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예상보다 비용 증가가 커져 현지 성장률과 수익성은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618행사로 중국 라이브방송 횟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오프라인 소비가 온라인 채널로 옮겨가 비중이 50% 이상으로 커지면서 수익성에 부정적 환경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화장품 매출(면세점과 중국 현지 합산)로 보면 지난해 대비 54%가량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현지 성장률(10%)만 놓고 보면 시장의 기대 수준(15% 이상)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중국 내 주요 브랜드별 성장률을 보면 ‘후’가 1년 전보다 17% 증가했고 ‘오휘’는 123% 증가했다 숨은 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후의 경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분기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액이 전년동기대비 18.3%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성장세를 하회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후 브랜드 매출은 지난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5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는 항상 존재해왔다”며 “성장둔화가 지속되는 추세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면세점 부분에 비중이 매출 비중이 89%에 달하는 후가 100% 성장세를 보였으며 세컨드 브랜드인 숨(50%)과 오휘(280%)의 성장세도 돋보였기 때문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도매상이 견인하는 면세점에서 매출이 시장 성장률(60%)를 웃돌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에서 브랜드 인기가 흔들리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 증권가 눈높이 줄하향…적정 주가 175만원 제시하기도

LG생활건강의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증권가에선 단기간 주가 흐름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연간 실적 추정치도 소폭 하향 조정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8조4450억원으로 제시됐다. 지난달 추정치(8조6103억원)보다 13%가량 하락한 것이다. 3분기 실적을 보면 2조1713억원으로 직전(2조2305억원)보다 낮게 제시됐다.

목표가와 투자의견 조정도 이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직전(200만원)보다 12.5% 낮은 175만원을 제시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사업의 경우 중국 지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물류가 지체되고 있다”며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의 경우 글로벌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캔 공장 화재 등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져 당분간 주가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투자는 지속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생활용품 부문의 피지오겔의 경우 비수기 영향으로 1분기 대비 48% 수준으로 매출액이 줄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상당히 견조한 상황”이라며 “중국 시장 내 럭셔리 브랜드 입지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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