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 미지의 인니 車시장..현대차그룹·LG엔솔 본격 공략(종합)

이창환 2021. 7. 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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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판으로 동남아 공략나서는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황윤주 기자]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원자재 공급에서 배터리셀 제조를 넘어 완성차 생산까지 드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해 세계 전기차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미래 전기차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양사의 협력은 한국의 전기차 제조 경쟁력을 한층 더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앞줄 왼쪽)과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앞줄 오른쪽), 인도네시아 투자부 바흐릴 라하달리아 장관(뒷줄 왼쪽 화면),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코퍼레이션(IBC) 토토 누그로호 CEO(뒷줄 오른쪽 화면)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협약식에 참석했다.

동남아 최대 자동차시장+정부 지원 의지

인도네시아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약 100만대에 달할 정도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동차시장을 가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약 5%로 높은데 자동차 보급률이 낮아 향후 자동차시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현대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해 향후 점유율 확대 여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전기차 산업 지원 의지도 확실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8월 전기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위한 대통령령 공포를 통해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기준이 되는 부품 현지화율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더불어 이달 초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치세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자동차 세제 관련 법안을 최종 승인함으로써 전기차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관련 자원도 풍부하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완성차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말부터 본격 가동 예정인 브카시 공장에서는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까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에서 만들어진 전기차 배터리도 상당수가 브카시 공장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전체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세안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다. 그러나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함으로써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 공장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자리잡을 카라왕 산업단지 및 인근 인프라 현황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5각 생산 체제 완성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작사로 미국, 유럽, 중국, 한국에 이어 동남아시아까지 글로벌 5각 생산 체제를 완성한다.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CATL이 중국시장에 치중되어 있는 점과 비교하면 세계시장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생산 능력을 260GWh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5GWh), 유럽(70GWh), 중국(20GWh), 한국(10GWh)에 배터리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현대차와 동남아 생산 거점을 마련하면서 2025년까지 280GWh로 크게 키우게 된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고출력, 고사양 배터리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차세대 배터리 셀을 2024년부터 생산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에 탑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완성차와 배터리 합작사를 만들어 글로벌 주요 거점에 진출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에서는 완성차 1위 기업인 GM과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해 2025년까지 미국 내 연산 규모를 75GWh로 크게 늘린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와 합작사를 만들면 배터리 공급 물량 확보가 용이하다"며 "동남아시장은 전기차시장 초기 단계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모두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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