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쉽게 쓴 성경 통해 말씀에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전병선 2021. 7. 2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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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원 '스토리텔링 성경' 출간 기념 제작진 좌담회
기독교 출판사 성서원(회장 김영진 장로)이 최근 성경을 이야기로 쉽게 풀어 쓴 ‘스토리텔링 성경’ 시리즈를 내놨다. 전체 24권 스토리텔링 성경 시리즈 중 모세오경, 역사서, 사복음서 등 1차분 14권을 이번에 출판했다. 저자인 김영진 성서원 회장과 동화작가 강정훈 늘빛교회 목사, 천종수 성서원 편집위원장과 감수자인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민영진 박사를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났다. 민 박사는 예루살렘 히브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감신대에서 17년간 교수로 일했다.

‘스토리텔링 성경’ 시리즈의 저자와 감수자인 천종수 성서원 편집위원장,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김영진 성서원 회장, 강정훈 늘빛교회 목사(왼쪽부터)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시리즈를 출판하게 된 이유와 가치, 내용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참석자
김영진 성서원 회장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천종수 성서원 편집위원장
강정훈 늘빛교회 목사(동화작가)


-쉽게 풀어 쓴 ‘쉬운 말 성경’ ‘현대인 성경’ 등과는 어떻게 다른가.

김 회장=기존 성경이 본문만 풀어 쓴 것이라면 스토리텔링 성경은 본문에 주석과 해설을 곁들여 만든 것이다. 본문에 대한 객관적 설명뿐만 아니라 본문을 근거로 묵상을 통해 얻은 내용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페이지 양이 많다. 같은 내용이라 해도 기존 성경 본문의 2~4배 정도 된다. 덕분에 이야기가 풍성하고 더 깊은 감동이 있다.

-그렇다면 성경이라기보다 이야기책에 가까운 건 아닌가.

천 편집위원장=그건 아니다. 성경 내용을 발췌하거나 요약, 과장한 게 아니다. 성경 그대로를 실었다. 성경의 모든 장과 절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일절 생략 없이 매 장, 매 절을 기본으로 삼고 주석과 해설을 통해 이야기로 풀었다. 표현하자면 ‘확대된 성경’이라고 보면 좋겠다.

-왜 스토리텔링 성경을 만들었나.

김 회장=성경은 40여명의 저자들이 주전 1400년쯤 이후 1500여년에 걸쳐 썼다. 전 고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고대 중근동 지방의 역사, 지리, 언어, 풍습, 도량형 등을 배경으로 기록했다. 당연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쉬운 말로 번역된 성경들이 여럿 나왔다. 하지만 단어와 문장을 조금 쉽게 풀이했을 뿐 한계가 있다. 성경이 어렵다 보니 가장 많이 읽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쉽게 읽힐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야기 형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천 편집위원장=3년 전이다. 시인인 김 회장이 당시 성경 내용을 시로 전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후 김 회장은 스토리에 관심을 가졌다. 이문열의 삼국지가 2000만부 팔린 데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적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경도 이야기로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력이 좋은 동화작가 강 목사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스토리텔링 성경은 김 회장이 기획하고 천 편집위원장이 초고를 썼으며 강 목사가 이야기 형태로 만들었다.

강 목사=지금은 스토리 시대다. 스토리에는 힘이 있다. 설교도 이전엔 강해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스토리텔링이 전반적인 흐름이 됐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설교가 청중들에게 어필되는 것도 스토리텔링으로 하기 때문이다.

천 편집위원장=모친과 장모가 권사다. 시간만 있으면 성경을 읽는다. 20여번 통독했다. 하지만 성경 속 내용을 물어보면 잘 모르시더라. 내가 볼 때 20번 읽었어도 머리에는 10%도 안 남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한 번 읽으면 성경 10번 읽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각 인물의 감정을 현대적인 대화체로 구성했다. 문장 속에 주석, 강해, 배경 설명 등을 자연스럽게 녹였다. 지도나 그림 등을 적절하게 삽입했다.

-기존에 이런 책이 없었나.

강 목사=스토리 형식의 성경은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이다. 해외에 이야기체로 쓴 성경이 여러 권 있다. 하지만 모두 단편적이다. 이 책을 쓰기 전 참조하기 위해 모두 찾아봤지만 성경 전체를 스토리로 쓴 책은 한 권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한 스토리텔링 성경의 가치가 높다. 나중에 영어, 일어, 중국어로도 번역될 것이다.

-내용 확장으로 인한 교리적인 어려움은 없었나.

김 회장=스토리텔링 성경은 소설이 아닌 이야기체로 쓴, 소설 형태를 빌린 성경이다. 책의 초고를 쓴 천 편집위원장은 한국교회의 보수 교단인 예장 합동 교단 신학교인 총신대와 총신대학원을 졸업했다. 성서원에서 20여년간 근무하며 성경 주석, 강해, 스터디바이블 100여권을 저술했다. 그만큼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성경 전문가다. 내부적으로도 극히 보수적인 시각으로 책을 만들었다.

천 편집위원장=스토리텔링 성경의 첫 번째 책 ‘창세기’가 2019년 1월에 나왔다. 이후 차례로 출판하고 있다. 책이 나올 때 ‘매의 눈’으로 살펴보고 연락 주시는 분들이 많다. 성경의 일점일획도 고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반응에도 귀를 기울이고 작업을 해왔다. 이 책에 교리적인 문제가 있으면 교회가 나서서 이 책을 못 읽게 할 것이다. 그러면 출판사가 큰 손해를 본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당히 보수적인 시각을 고수했다.

강 목사=처음에는 성경의 사실 부분과 재미있는 요소를 섞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나는 작가로서 소설처럼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초고를 쓴 천 편집위원장은 성경을 소설처럼 만들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점차 그 균형을 찾아갔다.

-감수자로서는 스토리텔링 성경을 어떻게 평가하나.

민 박사=본바탕은 성경이다. 다만 이야기 형식으로 만들어 읽히게 하자는 취지에 크게 공감했다. 그래서 발췌나 요약은 절대 안 된다는 원칙을 지켰다. 성경의 모든 장과 절을 스토리로 구성하되 성경의 사실 부분은 고수하려는 노력이 상당했다. 개인적으로 감수는 ‘이래야 한다’는 원칙이 따로 없다. 감수는 그 자체로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다. 작가들은 성경을 충분히 알고 있고 보수적인 시각으로 그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작가들이 나보다 더 보수적이었다. 오히려 보수성을 줄이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 됐다.

-스토리 형식이 주는 한계는 없었나.

민 박사=처음에는 이야기 형식 때문에 성경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이것도 기우였다. 예를 들어 사도행전에서 평신도 사역도 상당히 중요하다. 스토리텔링 성경은 예수의 열두 제자 외의 평신도 활동도 많이 조명했다. 작가들이 핵심을 놓치지 않았다.

-스토리텔링 성경이 기존 성경을 대체할 수 있나.

김 회장=그런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 성경은 성경에 대한 관심을 촉발할 것이다. 기존 성경의 대체가 아니라 기존 성경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스토리텔링 2차분은 언제 나오나.

강 목사=현재 시편 잠언 등 스토리가 아닌 부분만 남았다. 이 부분을 스토리로 만드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시편의 경우 첫 부분의 배경 설명을 풀어낸다면 내용은 풍성하게 할 수 있다. 그보다 책의 분량이 많아질까봐 걱정이다.

천 편집위원장=보통 두 달에 한 권씩 나온다고 볼 때 늦어도 내후년엔 완간될 것이다. 1차분 반응은 뜨겁다. 2차분까지 포함해 10만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성서원이 올해 49년을 맞았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책을 내놨다. 그 노하우를 이 책에 쏟아부었다. 성경을 많이 읽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만들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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