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집결'서 尹 본 참모들 "전두환과 노무현 섞어놓은 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캠프 상근 대외협력특보로 합류한 김경진 전 의원에게 지시한 첫 미션(임무)은 “우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무엇인지 모아오라”는 것이었다.
김 전 의원은 28일 MBC 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이 준 첫 미션이 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도대체 윤 전 총장을 왜 비판하는지 정리 좀 하자는 취지냐”는 물음에는 “예”라고 답한 뒤 “지금 열심히 사람들 얘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캠프 합류 배경에 대해선 “열흘 전쯤 직접 전화로 ‘밖에서 쓴소리, 중도·진보진영 의견을 알고 싶다’면서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해 와 승낙했다. 최종적으로 사흘 전쯤 결정됐다”고 말했다.
김병민 캠프 대변인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얼마 전 한 번 만났고 주말에 첫 캠프 모임을 가졌다”며 “홀로 각지에서 민심을 들어온 윤 전 총장이 이제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과 캠프 중심의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두 사람(김경진·김병민)을 비롯해 이학재·박민식·신지호·이두아 등 국민의힘 전직 의원과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윤희석 전 비상대책위 대변인 등이 지난 25일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했다. 시사평론가 장예찬씨에게는 청년특보를 맡겼다.
캠프가 인적 보강 등의 ‘리모델링’을 하면서 캠프 내부에선 윤 전 총장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토요일 밤 ‘참모 긴급 집결’ 직후 여러 반응이 나온다.
복수의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본래 자신의 총장 임기 만료일이기도 했던 이날 저녁 새 참모진을 캠프 사무실이 있는 광화문 이화빌딩으로 호출했다.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 자리였다. 익명을 원한 당시 참석자는 “나는 토요일 밤에 모일 줄은 몰랐다. 그때 지방에 있었는데 오라는 연락을 받고 정신없이 달려갔다”고 말했다.
회의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나는 이제 앞으로 배우만 할 테니 여러분이 잘해달라”고 당부하면서 “난 이제부터는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거냐”고 웃었다고 한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한 인사는 “회의 진행하는 모습에서 소위 ‘독고다이’ 스타일이 묻어났다”며 “자기 주도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말투도 거침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카리스마 있는 ‘강골 검사’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긴 한데, 자꾸 보니 동네 수다쟁이 아저씨 같은 면도 있다”며 “거칠지만 한마디로 짧게 정리하자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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