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유동부 (7) 연이은 사업 실패로 '투잡' 뛰며 피나는 고통의 삶

임보혁 2021. 7. 28. 03: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93년 6월 경기도 광명시에서 첫 사업으로 제과점을 시작했으나, 경험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95년 7월 즈음 인근 구로동에서 세 번째로 시작한 책 대여점 사업과 경기도 성남시로 자리를 옮겨 문을 연 우유 대리점 사업까지. 실패의 연속이었다.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라오기 전까지 한동안 두 개 일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잡'을 뛰는 일도 다반사였다.

반복되는 사업 실패로 인한 은행 대출 등으로 큰 빚을 지게 됐고, 급기야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험 부족 등으로 시도한 사업 모두 실패
앞선 사업서 진 빚 갚으려 밤낮없이 일만
아내도 갓 난 아이 재워 두고 배달일 도와
유동표 대표가 1995년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책 대여점을 할 당시 아내와 아들 모습. 유 대표는 당시 아내가 자신의 사업을 뒷바라지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1993년 6월 경기도 광명시에서 첫 사업으로 제과점을 시작했으나, 경험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이듬해 3월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거목상회’란 이름으로 작은 슈퍼마켓도 열어봤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95년 7월 즈음 인근 구로동에서 세 번째로 시작한 책 대여점 사업과 경기도 성남시로 자리를 옮겨 문을 연 우유 대리점 사업까지…. 실패의 연속이었다.

사업을 몇 번 하다가 망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현금 흐름이 끊긴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시 취업해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빚을 더 내서 다시 장사해야 현금을 계속 만질 수 있다는 역설의 함정에 빠져 계속 사업에 도전하게 된다.

그렇게 번듯한 나만의 사업장을 갖겠다는 도전은 계속됐다.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라오기 전까지 한동안 두 개 일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잡’을 뛰는 일도 다반사였다. 앞선 사업에서 진 빚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책 대여점을 할 땐 아내가 가게를 주로 보고, 나는 경광등을 만드는 회사의 운전기사로 일했다. 우유 대리점을 할 때도 한 도시가스 회사의 고지서를 출력하는 인쇄 업체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다. 밤새 우유 배달을 하고 낮에는 운전하다 보니 몇 개월도 안 돼 입안에서 실핏줄이 터졌다. 가만히 있어도 입에서 피가 날 만큼 고된 삶의 연속이었다. 결국, 운전기사 일은 그만뒀다.

덩달아 아내도 고생했다. 우유 배달을 할 때 아내는 갓 난 첫째 아이를 집에 재워놓고는 나와 밤새 함께 했다. 그럴 때면 아내는 우유 배달 하는 차 안에서 착유기로 젖을 짜내 가면서 도왔다.

고된 삶 가운데 유일한 낙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얻는 하나님의 위로하심이었다. 춘천한마음교회에 오게 된 것은 책 대여점을 하다가 망하고, 우유 대리점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반복되는 사업 실패로 인한 은행 대출 등으로 큰 빚을 지게 됐고, 급기야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였다. 그런 나를 위해 온 교회 성도들은 눈물로 함께 기도해 주셨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토요 찬양 집회가 끝나면 주일 새벽까지 함께 밤을 지새워가며 내 고민을 들어주고 기도해 준 형제들도 많았다.

우유 대리점이 망하고 재차 도전한 제과점이 또 망했을 때였다. 한 교회 형제가 불러준 ‘강하고 담대하라’라는 찬양이 내 마음을 울렸다. 난 그 찬양을 밤새 들으며 한 달 내내 잠도 못 자고 울기만 했다.

당시 난 나름 신앙생활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계속 사업이 무너지니 악에도 받쳤었다. 하나님께 “십일조는 버는 돈이 있을 때 하는 것 아닌가요. 매월 적자가 나는데 이럴 땐 하나님이 오히려 손해나는 만큼 돌려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따지듯 묻고 싶은 마음도 내 속에서 끊임없이 올라왔다.

지금 생각하면 뜻도 안 되고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그땐 그렇게 정상적인 생각을 못 할 만큼 구석으로 몰렸던 나였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