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우수 관광지서 '혼펜'하며 불멍·물멍~

명순영, 노승욱 2021. 7. 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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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맞선 나만의 안전 피서법

“피서를 가기도 그렇고, 안 가기도 그렇고….”

여름휴가를 앞둔 직장인 심정은 복잡하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하면 산과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게 부담스럽다. 하지만 방, 사무실에서만 갇혀 지내온 답답한 생활을 확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도 한가득이다. 코로나19 확산기에 다가온 여름휴가,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1년 관광 트렌드를 분석하며 ‘불안과 기대 사이에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아쉽게도 최근 상황은 기대보다 불안에 가깝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국내 여행지와 관련해 유튜브 등의 언급 비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도권 중심의 알려진 곳보다 붐비지 않으면서도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섬이나 소도시 등 색다른 여행지에 대한 언급 비중이 증가했다. 반면 패키지 여행 언급 비중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코로나 이후 다수 타인과의 여행에 대해 불안감이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여름휴가는 코로나19로 불안해진 심신을 차분하게 힐링하는 피서에 집중해야 할 듯 보인다. 매경이코노미는 2021년 여름휴가 키워드를 ‘안전’ ‘프라이빗’ ‘랜선’으로 꼽고,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피서법을 정리했다.

혼펜(혼자 즐기는 펜션) 액티비티, 요트 투어 프로그램. <프립 제공>

▶안전한 여행지가 최고

▷방역 우수 관광지 178곳

강릉 솔향수목원, 동해 무릉계곡, 삼척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남해 독일마을….

이 지역의 공통점은?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유명 관광지라는 점이다. 한 가지 더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방역 우수 관광지 178곳에 속하는 지역이다.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관광지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방역에 철저한 곳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방역에 꼼꼼한 관광지를 찾는다면 ‘대한민국 안심 여행지’부터 검색해보길 권한다.

대표적인 안심 휴가지가 강릉 솔향수목원이다.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간직한 칠성산 자락, 강릉에서 경치 좋기로 이름난 용소골에 들어섰다. 암석원, 수국원, 창포원, 철쭉원 등 계절 변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중에서도 금강송이 쭉쭉 뻗은 수목원 산책 코스가 인기다.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경주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를 찾아도 좋을 듯싶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양남 주상절리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2017년 10월 만들어졌다. 위로 솟은 주상절리뿐 아니라, 기울어지고 누워 있는 주상절리 등 다양한 형태를 관찰할 수 있다. 이 중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드문 희귀한 형태로, 2012년 9월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됐다.

섬 여행도 즐겨볼 만하다. 대표적인 곳이 홍성군의 유일한 유인도인 죽도다. 섬 주위에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죽도라고 부른다. 천수만 내 있는 작고 아름다운 섬으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섬으로 평가받는다. 죽도는 남당항에서 3.7㎞ 지점에 있어 배를 타고 15분 정도 들어가야 한다.

바다에 몸을 담그고 싶다면 혼잡도가 낮은 곳을 추천한다. 해양관광 누리집 바다여행 사이트는 해수욕장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해수욕장을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체로 혼잡하지 않지만, 8월로 접어들면 관광객으로 붐빌 수 있다. 혼잡도 신호등에서 빨간불이 켜지면 경계해야 한다. 2m 거리두기가 사실상 힘들어 방문을 자제하는 게 좋다.

해양수산부는 사전 예약으로 적정 인원만 이용하도록 만든 ‘사전 예약 해수욕장’도 운영 중이다. 강릉시 안목, 해남 송호, 태안 바람아래, 포항 도구 해수욕장 등 전국 25개 해수욕장이다. 예약은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활용하면 된다.

정부 선정 ‘한적한 해수욕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적한 해수욕장은 말 그대로 방문객이 적어 밀집·밀접접촉 가능성이 적으면서 이용 편의성과 경치 등이 좋은 해수욕장이다. 지난해 전국 공모와 시·도 추천으로 연간 방문객 5만명 이하면서 인근 5㎞ 이내 숙박시설과 편의점 등을 갖춘 해수욕장 23곳을 선정했다.

여기어때의 제주 랜선투어 ‘지금, 제주’ 중문색달해수욕장. <여기어때 제공>

▶프라이빗하게 즐기자

▷혼펜 가서 불멍, 호텔서 ‘베터파크’

여행지에서 외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려면 독립된 숙소는 필수다. 티몬이 지난 6월 고객 650명을 대상으로 ‘2021 여름철 휴가 트렌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여름휴가로 떠나고 싶은 여행 테마로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독채형 풀빌라·펜션(48%)’이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야놀자는 지난 3월 개인화된 숙소를 찾는 여행객을 위한 독채·풀빌라 전용 메뉴를 신설하고 전국 440여개 인기 펜션을 선보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8월 2일까지 전국 프라이빗 독채펜션 360여개를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특히 단체 여행 대신 나 홀로 여행을 가는 ‘혼행족’이 늘어나며 펜션 여행도 혼자서 즐기는 이른바 ‘혼펜’ 상품이 최근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각광받는다. 오롯이 혼자서 펜션을 쓰고 ‘불멍’ 타임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어 ‘자발적 아싸(아웃사이더)’ 사이에서 인기다. 프립에 따르면 이미 7월이 마치기 전에 판매량이 전월 대비 28% 상승했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펜션 ‘팝콘하우스’는 ‘비행기 모드 혼펜’ ‘와인테이스팅 혼펜’ ‘수제맥주 혼펜’ 등 테마형 혼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준수를 위해 1인 1펜션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식사 시 3인 이상의 모임은 금지된다. 식사와 불멍은 둘이, 나머지는 혼자 즐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바쁜 직장인이라면 휴가지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워케이션(work+vacation)’을 고려해보자.

‘제주도 푸른달 일곱밤 에코라이프’는 제주시에 위치한 코리빙하우스에서 7박 8일 동안 생활하며, 워케이션과 함께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친환경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마다 신산머루마을(제주시 일도이동 일대)을 뛰며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에 참여한다.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이래 현재까지 매주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제주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준수를 위해 매회마다 최대 4명까지 참가할 수 있다.

호텔업계는 ‘안심 호캉스’ 패키지를 잇따라 내놨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은 힐링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도록 ‘리주버네이션(Rejuvenation·에너지 충전)’ 패키지를 선보인다. 서울 시티뷰를 조망할 수 있는 스테이트룸 또는 마스터스룸에서의 1박과, 호텔 26층에 위치한 웰니스 클럽 내 프라이빗룸에서 웰니스 프로그램을 선택, 체험할 수 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웰니스 포레스트(Wellness Forest)’ 패키지도 비슷한 맥락이다. 요가·명상 전문 ‘라이프 앤 모어’의 공인 강사들이 헬스 프로그램을 객실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슈페리어룸 1박에 조식과 석식, 모로칸오일 어메니티, 그리고 고급 차도 제공해 프라이빗한 건강 관리와 힐링을 즐길 수 있다.

호텔 피제이(PJ)는 객실 테라스를 활용한 ‘키즈풀 인 테라스’ 패키지를 선보인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넓은 테라스에 프라이빗한 키즈풀 시설을 갖춰 ‘호텔판 베터파크(베란다+워터파크)’를 즐길 수 있다. 성인 2인, 어린이 1인 기준으로 1박에 조식이 제공된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프라이빗 먹캉스’ 패키지인 ‘서머 앳 더 파크(Summer at the Park)’를 준비했다. 호텔 전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다이닝을 룸서비스로도 즐길 수 있도록 20만원 상당 식사권을 제공한다. 이탈리안, 모던 한식, 일식 레스토랑의 연중 스테디셀러 메뉴를 객실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투고(To-Go)’ 메뉴도 이용 가능하다. 호텔 측은 “전복톳밥, 돈카츠 산도, 라자냐, 펜네 볼로네제 등 다양한 아이템을 투고 메뉴로 제공해 객실 내에서도 안전하면서도 수준 높은 호텔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패키지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약 2배 증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야외서 프라이빗하게 즐기고 싶다면 ‘프라이빗 요트투어’를 추천한다. 가족 또는 연인 등과 함께 선상에서 바다의 낭만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프립에서는 오는 7월 31일까지 10% 할인 쿠폰과 함께 서울 도심에서부터 부산, 속초, 제주, 통영 등 전국에서 즐길 수 있는 요트투어 기획전을 진행한다.

일례로 백패커의 성지이자 요트인들의 낙원으로 불리는 경남 통영 매물도에서는 요트 세일링(sailing·보트 타기) 중 마음에 드는 무인도에서 보트 다이빙을 해보고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매물도 해품길 트레킹을 하며 인생 노을을 경험하거나, 친구와 마주 앉아 물멍의 여유로움을 만끽해볼 수도 있다. 2019년 한국관광공사에서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된 여행 상품이다. 프라이빗 여행을 원한다면 매물도-욕지도-남해 독일마을-여수 등 어디로든 여행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변경 가능하다고 한다.

포항 티베이 풀빌라.

▶집에서 즐기는 랜선 피서법

▷방구석 1열서 드론쇼에 제주 여행까지

‘이불 밖은 위험’하다면, 집에서 안전하게 랜선 투어를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유튜브 내 랜선 여행, 대리 만족, 방구석 여행 등과 관련된 영상 수와 평균 ‘좋아요’ 수는 전년 대비 각각 21%, 5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자유로운 여행을 추억하는 동시에 여행에 대한 잠재적 욕구를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금만 손품을 팔면 각 기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부산시 수영구는 내년 2월까지 밤바다를 배경으로 광안리해수욕장 상공에서 펼쳐지는 ‘드론 라이브쇼’를 매주 토요일에 2회씩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광안리 해변에 불빛을 내는 드론 300대를 띄워 다양한 그림과 문구를 형상화한다. 특히 다가오는 광복절과 어방축제 등에는 드론 500대, 1월 1일에는 1200대의 드론을 띄워 더욱 멋진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도도 랜선 투어로 떠나보자. 여기어때는 자체 촬영한 77개의 제주 풍경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여행 영상 콘텐츠 ‘지금, 제주’를 선보인다. 성산일출봉의 노을, 제주행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 하늘에서 바라본 우도, 삼달오름에 떨어지는 빗소리, 신창풍차해안도로의 바람 소리 등 제주 구석구석 현지의 분위기와 생생한 소리를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다. 제주의 자연과 명소 이외에도, 창밖 풍경이 아름다운 제주의 숙소와 제주 맛집의 풍경도 함께 보여준다.

보다 생생하게 제주를 즐기고 싶다면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VR(가상현실) 콘텐츠를 이용해보자. 제주 관광 공식 포털인 ‘비짓(visit)제주’ 사이트에 총 24개 제주 VR 콘텐츠를 공개했다. 곽지해수욕장, 쇠소깍, 동백수목원, 군산오름, 정방폭포, 섭지코지, 신풍해안도로, 우도, 성읍녹차동굴 등이 포함됐다.

마이리얼트립은 ‘랜선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코너를 운영한다. 지난해 6월 트래블테크 기업 ‘마이리얼트립’과 라이브 랜선 투어 전문 스타트업 ‘가이드라이브’가 손잡고 출시한 랜선 여행 상품은 누적 이용객 2만5000명을 돌파했다. 온라인 랜선 투어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랜선 콘서트 등 각종 공연도 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다. 최근 폐막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경우 총 18만여명의 랜선 관객이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관람했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발간하는 월간 ‘공연전산망’이 온라인 유료 공연 관객 49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유료 랜선 공연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1로 조사됐다. 관람한 유료 공연의 장르(복수응답)는 뮤지컬이 89.5%, 연극이 36.9%, 클래식·오페라가 10.8%, 발레·무용이 5.5% 등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공연 프로그램은 ‘네이버 공연 라이브(https://live.naver.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지난 공연의 다시보기 서비스도 제공된다.

제주 까르마 풀빌라, 정선 578 프라이빗 하우스. <여기어때 제공>
▶그래도 해외 나가고 싶다면

▷사이판·괌 자가격리 면제

굳이 해외를 가고 싶다면 방법이 있다. 정부는 사이판(미국령)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 안전 권역)’을 체결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조치가 우수한 국가 간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이다. 협약이 체결되면 여행객은 자가격리 등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된다. 사이판과의 합의는 정부의 ‘트래블 버블 추진 방안’ 후속 조치로 방역 신뢰국과 맺는 첫 성과라 할 수 있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여행객은 양국 국적자나 그 외국인 가족으로, 자국 보건당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14일이 지나야 한다. 양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등 4종이다. 얀센은 1차만으로도 접종이 인정되지만,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는 2차 접종까지 마쳐야 한다.

미국령인 괌도 자가격리 면제가 가능하다. 과거 백신 미접종자는 입국 시 음성 진단을 받아도 현지 검역을 위해 최소 일주일간 지정된 격리 숙소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기준이 완화돼 72시간 전 음성 진단만 받으면 격리 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9호 (2021.07.28~2021.08.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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