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겨내고 동메달 땄다.. 인교돈 "암 투병 분들, 힘내세요"

박린 2021. 7. 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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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태권도 동메달
불굴의 의지로 림프종 이겨내
태권도 인교돈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80kg 급 남자 태권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슬로베니아의 이반 트로즈코비치를 이기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인교돈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뉴스1]

“인간승리란 단어가 잘 맞는 것 같다. 그때는 올림픽이란 단어조차 생각하지 못했는데 동메달을 땄다. 제 자신한테도 그렇고, 투병하는 분들이 저란 선수를 보고 힘내셔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암을 이겨내고 올림픽 동메달을 딴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의 소감이다.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 동메달결정전에서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5-4로 꺾었다.

앞서 인교돈은 준결승에서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북마케도니아)에 6-12로 져서 동메달결정전에 나섰다. 1라운드에서 왼발로 머리를 쳐서 3득점했고, 이후 추격을 허용했으나 5-4 승리를 지켰다.

인교돈은 경기 후 “올림픽을 처음 나와서 금메달 아니지만 동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비록 준결승에서 졌지만 제가 준비한 걸 쏟아내서 후회나 아쉬움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교돈은 2014년 림프종 진단을 받았지만 극복한 선수다. 29세 나이에 올림픽에 첫 출전했다. 인교돈은 “2014년 8월부터 그해 12월31일까지, 한 5~6개월 정도를 쉬었다. 최종 완치 판정은 2019년 6~8월 정도. 5년 지나서 였다”고 말했다.

완치 판정을 받았을 당시 기분에 대해 인교돈은 “완치판정을 받고 의사 선생님 방문 닫고 나왔을 때, 간호 선생님이 ‘완치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주변 사람들이 박수를 쳐줬다. 이제 어딜 가도 중증 암환자란 딱지를 벗고, 일반 사람이라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27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80㎏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 한국 인교돈-슬로베니아 트라이코비치. 인교돈이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를 앞두고 가족들이 뭐라고 해줬는지 묻자 인교돈은 “아무 얘기 안해줬다. 제가 시합 뛸 때 4차원 세계에 있어서. 준비나 잘해라고만 하셨다. 그래도 동메달 딸 때까지 보조해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제는 나이 어린 선수들에게 전술적인 면을 조언해줄 수 있는 멋진 선배로 남고 싶다”고 했다.

다음 올림픽 출전에 대해 “생각 없습니다”라고 했다. 나이 때문이냐고 묻자 “그런 것도 있고. 이번에 나오면서 부상이 좀 심했다. 5~6개월 준비 기간에도 3개월밖에 준비를 못했다. 부상도 잦아지고 있고. 그렇게 오래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남자태권도는 이번 대회 노골드에 그쳤다. 인교돈은 “예상했던 선수들이 안 올라와 대진표 좋다고 생각했는데, 신예들이 사이사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발차기 나왔다”며 “실전 감각이 작용하는 것 같다. 근 2년 동안 국제시합을 한번도 뛰지 않았다. 타국 선수들은 격리기간을 감수하면서 뛰었는데, 저흰 뛰지 않아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태권도 메달이 다른 나라로 다변화 된 것에 대해 “저도 처음 보는 나라도 있고, 처음 붙어보는 선수도 있는데. 그만큼 태권도가 세계화가 돼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거 같지만, 한국 선수들도 좀 더 여러나라와 붙을 수 있고 훈련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바=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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