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 인교돈, 암도 이겨낸 '불굴의 사나이'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으로 수술을 받아
뒤늦은 첫 올림픽에서 동메달 획득

동메달 결정전서 승리 후 태극기 세리모니를 펼치는 인교돈.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인교돈(29)이 마침내 올림픽에서 활짝 웃었다.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반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5대 4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쥐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 2번째 메달이다.

특히 인교돈의 동메달은 인간 역전 스토리였다.

인교돈은 한국 태권도 중량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22세였던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으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전성기에 접어들어야 할 시점에 수술과 항암 치료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됐고 선수로서 재기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다. 

하지만 인교돈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투혼의 상징, 불굴의 아이콘이라는 박수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29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마침내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도 처음으로 진출했다. 한때 선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조차 알 수 없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무대에 당당하게 섰다.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르는 등 메달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인교돈은 첫 올림픽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인교돈은 16강에서 아프가니스탄의 파르자드 만수리를 13대 12로 이겼, 8강에선 카자흐스탄의 루슬란 자파로프를 10대 2로 완벽히 제압했다. 준결승에선 북마케도니아의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에게 6대 12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목표로 하던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지만 인교돈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인교돈은 1라운드 중반 머리 쪽 발차기로 3점을 따냈다. 2라운드서 상대가 넘어진 덕분에 1점을 추가했고 4대 0으로 앞선 마지막 라운드서 상대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1점차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