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조직위, 세계에 '날씨 좋다' 거짓말 사과해야" 美 매체 작심비판

김영서 2021. 7. 27. 2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라이애슬론 크리스티안 블루멘펠트(가운데). 사진=게티이미지

2020 도쿄올림픽은 자신과 경쟁상대뿐만 아니라 날씨와도 싸워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스포츠매체가 뜨거운 날씨 속에 치러지고 있는 도쿄올림픽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대회 기간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거짓 주장을 해놓고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스포츠매체 ‘폭스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세계는 도쿄올림픽 거짓 주장에 대해 사과를 원한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겪을 기상 상황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출하면서 거짓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숨이 막힐 것 같은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야외 종목 스포츠 전반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도쿄의 무더운 날씨가 야외 종목 스포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해 힘들다. 늦은 오후로 경기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비치발리볼 종목 선수들은 모래가 너무 뜨거워서 경기에 나서기 어렵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도쿄의 폭염 탓에 23일 펼쳐진 여자 양궁 경기 중 스베틀라나 곰보에나(러시아)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응급처치를 받고 정신을 차렸다.

도쿄의 무더위 속에 치러진 경기 중 가장 경악할만한 장면은 26일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에서 나왔다. 남자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결승전을 통과한 직후 경기장에 쓰러졌다. 우승자 크리스티안 블루멘펠트(노르웨이)를 비롯한 선수들이 구토 증상을 겪었다.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연달아 소화해야 해 운동 강도가 높은 종목이기는 하다. 하지만 날씨 등의 환경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력을 끼쳐 더욱 진을 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26일 “경기시간을 앞당겼지만, 온도와 습도가 매우 높았다. 트라이애슬론 결승선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 일본이 도쿄의 여름 날씨를 속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웨트젤은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제출한 공식 제안서에는 ‘기후가 온화하고 화창하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에 이상적인 날씨’라고 문구를 적었다. 일본은 날씨에 대해 엄청난 거짓말을 했고, 이 점에 대해서는 사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스스포츠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매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된 도쿄올림픽 대회 유치 신청서에 “7~8월에 도쿄에서 대회가 열리면 날씨가 온화하고 맑은 날이 많을 것이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기후를 제공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답답한 열대성 기후는 매년 이맘때 매우 흔한데,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유치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세계에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일본 도쿄의 7·8월 평균 최고 기온은 각각 30도와 31도이며, 두 달 동안의 평균 최저 기온은 23~24도에 달하는 점도 언급했다. 매체는 웨트젤을 인용하며 “열대성 폭풍을 주최 측에 탓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지만, 도쿄올림픽 관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며 “선수들이 계속 지치고 쓰러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날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영서 인턴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