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식 선수 입장곡 日 극우 인사가 만들었다

정혜정 2021. 7. 2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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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수단이 모두 입장한 후 불꽃이 터지고 있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선수단 입장 시 경기장에 울려 퍼진 음악의 작곡가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등을 부인해온 극우 성향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선수단 입장 순서가 되자 유명한 비디오게임 음악이 흘러나왔다. 작곡가 스기야마 고이치가 쓴 일본 인기 게임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등 음악이었다.

개막식 당시 '오케스트라 선율로 편곡된 선수단 입장곡이 웅장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등의 언론 반응이 나왔으나 작곡가가 극우 성향인 사실이 조명되자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인물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3일 “선수들이 행진할 때 ‘드래곤 퀘스트’ 주제가가 흘러나왔다”며 “이 곡을 작곡한 스기야마는 성 소수자에 대한 성차별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스기야마를 개막식 음악 담당자로 써도 되는 것이냐”며 “거의 모든 차별을 구현한 올림픽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기야마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를 독려하는 한편, 신사 참배 등을 통해 우경화에 앞장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지난 2016년에는 아베 전 총리에게 150만엔을 기부했다.

스기야마는 또 극우 언론인인 사쿠라이 요시코가 2007년 설립한 국가기본문제연구소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계류 중이던 지난 2007년 6월에는 자민당 의원, 정치평론가 등과 함께 워싱턴 포스트(WP)에 '위안부 동원에 일본 정부나 군대의 강압은 없었다'는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사실(THE FACTS)"이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일본군이 젊은 여성들을 성 노예로 내몰았다'는 마이크 혼다 의원의 위안부 결의안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 인사가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여한 것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마이니치 기사에는 "세계인의 축제와 어울리지 않는 인물" "과거 행적으로 오야마다 게이고는 잘렸는데 스기야마는 왜?" "모든 것이 좋지 않았던 개막식" 등 댓글이 게시됐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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