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 쿵야'부터 '포켓몬스터' 이상해씨까지, 소년 궁사 김제덕의 순간들

라효진 2021. 7. 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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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사상 첫 2관왕 화이태에에에에엥!!!

지금, 도쿄에서는 사상 최초 무관중으로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사람들의 함성으로 달아올라야 할 도쿄가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도쿄의, 세계의 적막을 깬 한국 선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냐고요? 첫 올림픽부터 금메달을 쓸어 담고 있는 실력 뿐만이 아닙니다. "코리아 화이태애애애애애엥!!!"이라 외치는 패기의 '셀프 응원'은 문자 그대로 적막을 박살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만 17세의 소년 궁사 김제덕입니다.

세계양궁연맹 공식 트위터

2020 도쿄 올림픽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김제덕은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한 명입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주몽의 나라' 한국에서 국가대표 자리를 따낸 그는 안산 선수와 함께 이번 올림픽에 신설된 혼성 단체전에 나섰어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양궁장에서, 경기 내내 '파이팅'을 연호하는 김제덕의 모습은 세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 충분했습니다.

목소리만 큰 것이었냐고요? 그럴리가요. 김제덕과 안산은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 팀에 5-3으로 승리했습니다. 두 사람은 2020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됐습니다. 그 뿐인가요. 김제덕은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미 예술체육요원 조건을 갖췄고, 역대 하계 올림픽 한국 남자 금메달리스트 중 최연소라는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김제덕의 '파이팅'은 곧바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어요. 박채순 양궁 대표팀 총감독에 따르면 이 포효는 준비된 것이었다는데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된 후로 단 한 번도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는 한국 대표팀을 기세로 누르려는 해외팀의 견제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부부젤라'까지 등장했죠. 어린 선수가 들어온 김에, 우리도 소리 한 번 질러 보자는 마음으로 계획한 거랍니다.

경기 직후 취재진 앞에서 '유망주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김제덕은 "얘들아, 무조건 파이팅이야"라고 말하며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뽐내기도 했어요. 때문에 네티즌들은 '김제덕이 게임 주먹밥 쿵야 캐릭터를 닮았다', '포켓몬스터의 이상해씨와 표정이 똑같다'며 각종 밈과 팬아트들을 쏟아내고 있죠.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는 아버지뻘 베테랑 선수들의 가운데서 제몫을 해내며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 양궁 사상 첫 3관왕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속에 개인전을 치렀지만, 아쉽게도 32강에서는 독일 선수와의 경기에서 패배했습니다. 이로써 김제덕의 도쿄 올림픽은 '2관왕'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마무리 됐어요.

그런데 김제덕이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던 2016년 여름, SBS '영재 발굴단'에 나온 적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당시 김제덕은 중국의 17세 신궁 소녀와 맞서는 13세 소년으로 등장해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역시 될성부른 떡잎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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