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4위' 권은지, "파리 땐 여갑순·강초현 계보 이을게요"
한국여자소총 여갑순(47)과 강초현(39)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던 권은지(19·울진군청). 도쿄올림픽에서 아쉽게 노메달에 그쳤다.
권은지는 남태윤(23·보은군청)과 짝을 이뤄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그러나 세르게이 카멘스키-율리아 카리모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9-17로 졌다.
본선 3~4위팀이 겨루는 동메달결정전은 16점을 먼저 획득한 팀이 승리한다. 남녀가 한 발씩 쏴서 합산 점수가 높은 팀이 2점(동점이면 1점)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초반에 0-4로 끌려간 한국은 권은지가 10점 후반대를 쏘며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타임아웃으로 흐름을 끊었고, 권은지와 남태윤의 실수가 이어지며 6-12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9-13까지 추격했지만 12발째 0.1점 차로 뒤졌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둘은 앞서 본선 1차전을 3위로 통과했다. 8팀이 겨루는 본선 2차전에서 417.5점을 쏴 2위 미국(418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만약 0.6점을 더 쐈다면 금메달결정전에 진출해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다. 권은지는 지난 24일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도 7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권은지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해 한발 한발 쏴서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이 크다. 연습 때 잘해도, 모자란 것을 알게 됐다. 훈련으로 다음에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 막내 2002년생 권은지는 국내 8개 대회 연속으로 630점을 넘기며 기대를 모았다. 시력이 0.1이지만 안경 없이 사대에 서며, 오른쪽 눈으로 총 가늠자 앞의 렌즈를 보며 정조준한다.
평소 아토피가 심해 고생한 권은지는 “날씨와 환경이 변하면 가려움이 더 심해서 잠을 못 잔다. 그래도 코치님(김우영)이 도핑에 걸리지 않는 천연 약을 구해주셔서 괜찮았다. 코치님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 한국의 가족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실수가 많았다”고 했다.
한국 여자소총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강초현 은메달 이후 메달이 없다. 그 전에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같은 종목 금메달 여갑순이 땄다. 도쿄올림픽에서 21년 노메달이 이어졌다. 권은지는 “이번에 아쉬움 만큼, 파리 때 확실하게 금메달을 딸 때까지,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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