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밖에선 친구.. 어깨 툭 치고 "인교돈, 이겨라"

김철오 2021. 7. 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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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 8강전을 끝낸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A홀 믹스트존.

장외 인터뷰 공간인 이곳에서 조금 늦게 나온 카자흐스탄 국가대표 루슬란 제파로프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한국의 인교돈 뒤에서 어깨를 툭 치고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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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 초과급 8강전
한국의 인교돈(왼쪽)과 카자흐스탄의 루슬란 제파로프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 8강전에서 서로에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 지바=김지훈 기자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 8강전을 끝낸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A홀 믹스트존. 장외 인터뷰 공간인 이곳에서 조금 늦게 나온 카자흐스탄 국가대표 루슬란 제파로프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한국의 인교돈 뒤에서 어깨를 툭 치고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방금 전까지 팔각의 매트에서 승부를 펼쳤다. 인교돈이 제파로프를 10대 2로 이겼다.

비록 졌지만, 제파로프는 인교돈에게 “승리하라”는 말을 건네고 지나갔다. 그런 제파로프에게 인교돈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파로프는 인교돈이 결승으로 진출해야 패자부활전을 통한 동메달 결정전 진출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듯 보였다. 인교돈과 제파로프는 서로를 잘 아는 선수다. 몸집과 얼굴도 비슷해 태권도계에서는 “형제가 아니냐”는 말도 들려올 정도다.

인교돈과 제파로프의 승부가 1~2라운드까지 탐색전 양상으로 전개됐던 이유도 그래서였다. 서로의 공격 방법을 잘 알다 보니 먼저 달려들면 반격을 당할 수 있다. 1라운드에서 인교돈의 1-0 리드, 2라운드에서 제파로프의 2-1 리드로 적은 득점만 오갔다. 결국 2-2로 맞선 채 들어간 3라운드에서 난타전이 펼쳐졌고, 인교돈은 전광석화와 같은 주먹과 발로 완승을 거뒀다.

인교돈은 믹스트존에서 제파로프가 다가오기 전부터 “그랑프리 대회에서 몇 차례 만나 서로를 잘 아는 상대를 만났다. 조금 소극적인 탐색전 양상의 경기가 펼쳐졌다”며 “공격이 전자호구에 적중해 점수를 얻어 승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장에서 치열하게 승부를 펼친 경쟁자도 장외에서 친구가 되는 곳이 올림픽 무대다.

인교돈은 이제 2승만 거두면 금메달을 차지한다.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이 인교돈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인교돈은 그 무게감과 긴장감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인교돈은 “약간의 긴장감을 가져야 승부를 제대로 펼칠 수 있다”고 말한 뒤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대기실로 들어갔다.

지바=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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