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메달 주고싶다" BBC "엄청난 속도"..세계가 놀란 황선우
'수영 괴물' 황선우(18·서울체고)는 도쿄올림픽에서 '벼락 스타'가 됐다.
이전까지 그는 세계 수영계에서 무명이었다. 국제대회 경험이라고는 2018년 호주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것이 유일했다. 지난해 초부터 상승세를 탔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나갈 수 있는 국제대회가 없었다. 그는 국내에서 조용히 기록을 줄였고, 생애 첫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한국신기록(1분44초62)을 세웠다. 결승에서 7위에 그쳤지만, 150m까지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로 레이스를 펼치면서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일본 NHK는 "18세로 아직 어린 선수인데 매우 적극적이었다. 메달을 주고 싶을 정도의 레이스다. 앞으로 이 선수가 이끌고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도 “엄청난 속도”라고 감탄했다.
더욱 기대되는 건 아직 미완성 선수라는 점이다. 그는 서양 선수들 체격과 비교하면 덜 다부져 보인다. 키(1m87㎝)는 크지만 아직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터라 근력이 부족하다. 흔히 수영선수들은 '산소 탱크'라고 부를 정도로 폐활량이 크다고 하지만 그는 일반인과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체력이 달렸다. 마지막 50m에서 8명 중 가장 느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스로도 "체력 부족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병호 서울체고 감독은 "아직 미성년이라서 최근에서야 조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제대로 체력 관리를 시작하면 근력, 근파워 등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경험을 쌓는 것도 필요하다. 톱클래스 선수들이 나가는 대회에 나가 경기 운영 능력을 길러야 한다. 자유형 200m에서 우승한 톰 딘과 준우승한 던컨 스콧(이상 영국)은 처음에는 힘을 비축했다가 마지막 50m에서 역영했다. 반면 황선우는 초반에 힘을 써서 앞으로 나간 후, 유지하는 전략을 썼지만 실패했다. 황성태 대한수영연맹 경영전임감독은 "초반 전략은 들어맞았지만,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수영하면서 마지막에 지친 모습이었다. 아직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진다면 적극적으로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야 한다. 내년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영선수들의 전성기는 20대 초·중반으로 본다. 프랑스의 생물의학 및 스포츠인지 연구소 이르메스(IRMES)가 지난 2015년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남자 수영선수의 경우 최전성기 나이는 21세였다. 황선우는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에 21세가 된다. 체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완성되면 파리올림픽에선 수영 괴물이 완전히 깨어날 것이다. 그의 잠재력을 이미 내다보고 KB금융,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이 올 초부터 그를 후원하고 있다. 황선우 에이전시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두 기업이 세계적인 수영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파리올림픽까지 황선우를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도쿄올림픽 이후에 해외 전지훈련, 국제대회 참가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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