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출신 김현아 SH사장 후보자, 시의회 데뷔무대서 '혼쭐'
국회의원 출신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서울시의회 데뷔 무대인 인사청문회에서 혼쭐이 났다. 재산신고 불성실, 3기 신도시(창릉) 반대, 막말 논란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일부 시의원은 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용연 시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4)은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인 2016~2018년 자산가액 신고시 종부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며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신정호 시의원(더불어민주당·양천1)은 “후보자의 재산신고가 대단히 불성실하다. 작년 국회의원 퇴직시 신고한 예금이 7억9000만원인데 1년 후 SH사장 내정자 재산신고에서도 7억9000만원으로 똑같다”며 “이것만 보아도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후보자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대단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에게 빌려준 1억2000만원은 재산신고 목록에 아예 없다”며 신뢰성 문제를 지적했다.
김호평 시의원(더불어민주당·광진3)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5번 인사청문위원으로 활동했으니 잘 알텐데 이렇게 불성실하게 자료 제출하면 청문회 연기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선거홍보영상 제작사에 제작비용으로 2000만원을 과도하게 지급하고 제작사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으로 선거회계 담당업무를 10년간 했고 공직선거 전문변호사임을 강조하며 “양심이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일갈했다.
임만균 시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3)은 부동산 전문가 출신 김 후보자에 대해 공공주택 철학 부재를 집중 공격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시민단체에서 선정한 ‘주거역주행상’ 수상자 명단에 포함됐음을 언급하며 “3기 신도시(창릉) 건설에 반대한 후보자가 행복주택, 청년주택, 장기전세주택 사업을 잘 할 수 있겠느냐. 상당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주민의 저항이 있을 수 있는데 주민과 함께 해야 한다”며 “공공주택 추진 방법이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공급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해 전향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주택을 짓는 것만큼 교통인프라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호 시의원은 “후보자가 민간에서만 일해서 공공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공공 임대주택은 표준건축비(토지비 제외)가 평당 325만원으로 제한돼 있어 좋은 자재를 쓸 수 없다. 말로만 질적 공급을 추구한다고 해서 되겠느냐”고 따졌다.
신 의원이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인사청문위원으로 활동할때 후보자들에게 비야냥거리는 질문을 많이 했다. 적어도 태도를 바꾸려면 당사자들에게 충분한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적절한 지적이다. 명심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장상기 시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6)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김 후보자의 막말을 문제삼았다.
정재웅 시의원(더불어민주당·영등포3)은 “후보자가 민간건설사와 친밀도가 높은 건설산업연구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는데 SH가 민간회사와 함께 하는 사업이 많아 민간건설사의 로비가 치열하고 잡음도 있다”며 “공정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모든 개발사업의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투명성을 강화하는게 제일 중요하다”며 “심의위원 선정기준 등을 어떻게 공정하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다. 각별하게,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가 SH사장 후보에 지원한 동기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정재웅 시의원은 “본인이 강력하게 SH사장직을 희망했다는 말과 당에서 전문가로 추천했다는 말이 있는데 어떤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당에서 추천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고 제가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주택문제가 심각한데 전문가로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게 마음이 아팠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SH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SH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간 실시협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 현재 국민의힘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후보자가 2024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임기 도중 사퇴해야 한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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