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엄지원 "'방법:재차의' 새로운 도전, 연기는 즐거운 마라톤"

류지윤 2021. 7. 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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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재차의' 28일 개봉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방법: 재차의'로 배우 엄지원이 또 한 번 신나는 도전을 했다. tvN에서 화제 속에 방영됐던 '방법'이 연상호 작가, 김용완 감독의 진두지휘 속에 영화로 다시 한번 만들어졌고, 그 중심에는 엄지원이 있었다.


'방법: 재차의'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재차의는 한국 전통 설화 속 요괴의 일종이자 누군가의 저주나 조종으로 움직이는 되살아난 시체다.


기획 당시, 드라마 팬은 물론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들까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목표로 제작진과 의기투합했다. 평소라면 여름 성수기 대진표를 받아 기쁜 마음으로 개봉을 기다렸겠지만,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마음 놓고 관객들에게 영화를 관람해달라 당부할 수 없는 상황이 애석하다. 그럼에도 엄지원은 "이 시기라도 개봉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여름 영화들을 대작이라고 표현하잖아요. 제작비를 쏟아붓는 블록버스터나 볼거리가 많은 영화들이 주로 걸리는데 관객들이 자유롭게 극장가를 오갈 수 있는 상황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 다른 때 개봉을 기다리며 지내왔던 시간보다 더 특별한 마음이 드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드라마 '방법'의 마지막 회에서 3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임진희는 중진 일보에서 퇴사해 독립 보도채널을 꾸렸고, '혐오와 주술'이라는 책을 출간해 말로 초자연적인 사건을 여전히 추적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임진희가 '방법'이란 저주를 이해하고 사건에 개입하는 데 시간을 쏟았지만, 영화는 드라마로 설명이 한차례 됐기에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시체가 벌이는 살인사건을 흥미롭게 이끈다. 이 과정에서 엄지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점은 드라마 '방법'을 보지 않았던 관객들도 영화 한 편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었다.


"드라마를 안 보신 분들도 영화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오락적인 요소가 많았으면 했죠. 연상호 작가님, 김용완 감독님과 함께 볼거리, 템포감을 빠르게 만들고 싶단 이야기를 나눴어요. 진희도 영화라는 사건 안에서 드라마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인물로 보이고 싶었고요. 큰 사건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빠르게 반응하는 인물이었으면 했어요.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진희라는 캐릭터를 발전시켰어요."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현실에는 없는 존재와 싸우는 임진희를 연기하는 건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재차의 공격을 받은 후 어느 정도 아파해야 하는지, 재차의가 어느 타이밍에 무너져내리는지 막연한 상상력에 의지해야 했다.


"이런 연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어색하다고 해야 할까요. '이 정도의 감정이 맞을까', '이 표현이 적절할까' 등이란 생각을 꾸준히 해야 했죠. 재차의가 무너지면서 사라지는데 이 모든 게 CG 효과기 때문에 촬영할 땐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 상상으로 연기를 했거든요. 저는 너무 어렵더라고요. 다음에 또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이번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방법:재차의'의 하이라이트 신 중 하나는 100명의 재차의들이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군단처럼 달려드는 장면이다. 재차의에게는 그 어떤 공격도 무의미하다. 총을 맞아도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 돌진하는 모습은 그동안 오컬트 영화에서 보지 못한 다른 결의 위압감을 이식했다.


"저도 리허설 찍을 때 처음 봤는데 100명이 분장하고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압도되더라고요. 저희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는데 너무 깜짝 놀랐어요. 멋있으면서도 무섭고,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하더라고요. 영화로 보니 역시나 그 장면이 의도대로 연출돼 영화의 하나의 재미처럼 보이더라고요. 한편으로는 훈련이 너무 힘드셨겠다란 생각도 들었어요."


연상호 작가는 '방법'을 여기서 그만 둘 마음이 없다. 또 다른 이야기를 구상 중이다. 엄지원에게 개인적으로 '방법'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었다.


"향후 이야기들을 단상적으로 말씀해 주신 적은 있었어요. 글이나 대본을 받은 상황은 아니고요. 개인적으로는 진희는 펜으로, 소진은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진희와 소진이 사람의 방법, 영적인 방법을 쓰면서 강력한 한 팀이 되는 이야기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나의 세계관을 가지고 매체를 넘나들게 된 트랜스미디어는 확실히 배우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의 장이 됐다. 엄지원은 '방법: 재차의'를 찍으며 '좋은 콘텐츠는 여전히 통한다'란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영화와 드라마, 방송사와 OTT 플랫폼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현상을 코로나19가 더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고요. 그러면서 원형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소통할 수 있단 생각이 더 강해졌어요. 결국은 이야기를 만든 사람으로 재미있는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 앞으로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내년이면 엄지원이 배우로 데뷔 한 지 20년째가 된다. '다음에는 조금 더 잘해야지'란 목마름이 발걸음의 원동력이 됐고 연기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주어진 기회도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연기가 힘들어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기 때문에 힘든 것도 참고 넘어갈 수 있는 거죠. 매 작품 할 때마다 느끼는 연기적 갈증이 있어요. 이 목마름 같은 것들이 채워지길 바라며 연기하는 거죠. 20년을 해야겠다고 목표한 건 아닌데(웃음) 돌아봤더니 벌써 그렇게 됐네요."


데뷔 후 20년이 지났지만 연기를 향한 태도나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연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일이 곧 자신의 행복임을 알기에 엄지원은 그저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 전체에 대한 책임감이 짙어져요. 모든 배우들이 그런 것처럼 저도 좋은 작품 속에서 좋은 이야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건 길고 즐거운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통해 궤적 속 좌표를 찍고 있는 거죠. 거창하지는 않아요.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했고,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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