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 짜릿, 100m 소름, 150m 황홀..황선우가 만든 95초 드라마
작전은 하나였다. 바로 초반 승부수였다.
황선우(18·서울체고)는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을 앞두고 '치고 나가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날 황선우는 7번 레인에서 경기해 우승 후보들이 모인 3~5번 레인과 거리가 있었다. 자칫 뒤로 밀리면 선두권 선수가 보이지 않으니 페이스 조절이 어려웠다. 옆 라인 선수들이 앞으로 나가면 물살이 뒤로 와 어려움도 예상됐다.
황선우는 '미친 순발력'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스타트 반응속도가 0.58초로 전체 1위였다.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건 영국의 톰 딘보다 0.06초가 빨랐다. 곧바로 역영을 시작한 그는 첫 50m 구간을 23초 95로 1위로 턴한 뒤 100m까지 49초 78로 1위를 유지했다. 보는 이들을 모두 놀라게 한 초반 승부였다. 이어 150m까지 1분 16초 56으로 1위.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힘이 빠져 7위로 처졌다. 1분 44초 22를 기록한 딘에 1초 04가 뒤졌다. 2위와 3위는 각각 던컨 스캇(영국·1분 44초 26), 페르난도 셰페르(브라질·1분 44초 66)가 차지했다.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가능성은 확인했다. 황선우는 경기 뒤 전략에 대해 "코치님도 그렇게 이야기하셨는데, 저 혼자 초반부터 나가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m 결승전 경기 전략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의미다. 첫 150m 구간에서 보여준 짜릿한 '수영 드라마'를 본인이 연출하고 실행까지 옮긴 셈이다.
황선우는 지난 25일 열린 200m 예선에서 1분 44초 62로 한국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이 기록은 결승전 동메달을 획득한 세페르의 기록보다 빠르다, 그는 결승전이 끝난 뒤 "마지막 구간에서 오버페이스에 걸렸다. 아쉽지만 괜찮다"며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컨디션 관리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거다. 이번 대회로 많이 얻은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200m 결승을 마친 황선우는 이날 밤 7시 17분 자유형 100m 예선을 치른다.
도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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