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까지 덮는 유니타드..독일 체조선수들의 '성 대상화 거부' 움직임

서지수 2021. 7. 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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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서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이 선보인 유니타드.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5일(한국시간)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예선 당시 눈길을 사로잡는 팀이 있었다.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체조 복장이 아닌 흰색과 빨간색으로 이루어진 유니타드(unitard)를 입었다. 유니타드는 몸통에서부터 발목 끝까지 가리는 상하로 이어진 레오타드(leotard)를 말한다.

발목까지 덮는 체조 복장의 등장에 외신은 들썩이는 중이다. 미국 CNN은 27일 독일 체조선수들의 복장 변화는 스포츠계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 대상화를 거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독일 대표팀이 유니폼 변화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21 유럽 체조 선수권대회에서도 이러한 복장이 활용됐다. 당시 독일체조 연맹은 “이러한 유니폼은 체조에서의 성적화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유니폼을 입는 목적은 선수들이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미적으로도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남성 선수들과 달리 여성 선수들은 여러 차례 ‘유니폼 제약’을 받아왔다. 특히 노출이 심한 유니폼 착용을 강요받았는데, 이러한 노출이 많은 유니폼은 성인 여성 선수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주고, 성적 대상화가 될 가능성이 높아 위험하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도 오늘날 사회에서 성을 단순히 이분화해 그에 들어맞는 품행을 강요하는 것이 부당한 만큼, 스포츠 사회에서 의복 규제는 문제가 되고 있다.

독일 체조 대표팀의 엘리자베스 세이츠는 “스포츠 선수로서 편안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포츠 의복 규제가 선수의 스포츠 능력 강화에만 이용되는 것이 옳다는 의미다.

그는 또 “우리는 모든 여성이 무엇을 입을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세이츠는 모든 선수들이 자유롭게 의복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급하게 유니타드를 입게 돼 디자인 선정에 한계가 있었다. 미래엔, 더 많은 유니타드가 다양하게 제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속 선수인 사라 보스는 “우리의 의복 결정이 소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코치들과 스태프들도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사회가 전체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유니폼을 입고 자신감 있고 편안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흐름에서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 대표팀도 의복 변화를 시도했다. 이들 대표팀은 규정에 제시된 비키니 하의 대신 반바지를 입었다. 하지만 유럽핸드볼연맹(EHF)은 “여자선수들이 남자선수들마냥 반바지를 입는 등 부적절한 옷차림으로 시합에 나섰다. 이는 의류 규정 위반”이라며 벌금 1500유로(한화 약 2백만 원)를 부과했다.

서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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