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불러 말폭탄 쏟아낸 中.. 셔먼 면전서 "美, 중국을 악마화"

권지혜 2021. 7. 27. 04: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이 4개월여 만에 다시 열린 미·중 고위급 대화에서 기다렸다는 듯 미국에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셰 부부장은 회담 이후 중국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이행해야 하는 개선사항과 중국의 중점 관심 사안을 담은 두 가지 리스트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중 고위급 대화서 작심 발언
바이든 대중정책 대놓고 부정
중, 미에 개선·관심 사안 첫 전달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왼쪽 네번째) 26일 중국 톈진의 한 호텔에서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하는 모습이 중국중앙(CC)TV에 방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4개월여 만에 다시 열린 미·중 고위급 대화에서 기다렸다는 듯 미국에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중국은 처음으로 미국에 요구하는 개선 사항과 자국의 관심 사안을 담은 리스트를 제시하며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공세를 펼쳤다.

중국 외교부에서 대미 관계를 담당하는 셰펑 부부장은 26일 톈진의 한 호텔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미·중 관계가 경색된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악마화함으로써 미국 내 모든 불만을 중국 탓으로 돌리려 한다”며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사고와 위험천만한 대중 정책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셰 부부장은 특히 “미국이 말하는 경쟁, 협력, 대항의 삼분법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속임수”라며 “대항과 억제가 본질이고 협력은 미봉책이며 경쟁은 말의 함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밝힌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셰 부부장은 “미국은 중국에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만 협조를 요청하고 자신들이 우세한 분야에선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 중단, 봉쇄, 제재, 충돌도 불사한다”며 “못된 짓만 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데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셰 부부장은 회담 이후 중국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이행해야 하는 개선사항과 중국의 중점 관심 사안을 담은 두 가지 리스트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중국 공산당원과 유학생에 대한 비자 제한 철폐, 중국 관리와 기관에 대한 제재 해제, 공자학원과 중국 기업에 대한 탄압 중단, 중국 매체를 외국 사절단으로 등록하는 결정 취소,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미국 송환 요구 중단 등이 담겼다. 대부분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때부터 취해진 대중 압박 조치다. 셰 부부장은 국내 여론을 의식한 듯 보다 강경한 목소리로 “미국은 레드라인을 침범하고 불장난으로 도발하는 것을 중지하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때 미국이 보인 행동을 그대로 반복했다. 당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회담 시작과 동시에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신장, 홍콩, 대만 문제를 모두 언급했다. 그때의 일을 갚아주기라도 하듯 이번엔 셰 부부장이 셔먼 부장관 면전에 대고 미국의 대중 정책을 맹비난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25일 중국 톈진의 빈하이 원 호텔로 진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회담 직전 상대국에 제재를 가한 것도 판박이다. 미국은 알래스카 회담 전날 홍콩 문제와 관련해 중국 인사 24명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중국 역시 셔먼 부장관이 톈진에 도착하기 전 반외국제재법을 가동해 대미 제재를 가했다.

셔먼 부장관도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는 현안을 거침없이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오후 늦게 트위터에 “기후 위기와 코로나19를 비롯해 홍콩, 신장, 대만해협에 관한 우려 등 미국에 중요한 현안을 논의했다”며 “미국과 동맹, 파트너 국가들은 항상 우리의 가치를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셔먼 부장관이 중국의 사이버 해킹과 홍콩 탄압 등의 문제에서 매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