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노장-투지 넘친 신예 '금빛 조화'

이동환 2021. 7. 2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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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남자단체전은 여자단체전보다 세계와 격차가 작다.

대한민국은 1988 서울대회부터 2016 리우대회까지 8번의 올림픽에서 7개의 메달(금5·은1·동1)을 따냈지만, 2012 런던올림픽에선 동메달에 그쳤고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선 무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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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男단체, 결승서 대만에 쾌승
10대부터 40대 한팀.. 위기에 강해
한국 양궁, 단체전 금 싹쓸이 쾌거
올림픽 2연패를 한 양궁 남자단체 대표팀 선수들이 26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시상식을 한 뒤 은메달의 대만, 동메달의 일본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오른쪽 휴대전화를 들고 셀카를 찍는 선수가 오진혁. 도쿄=김지훈 기자


양궁 남자단체전은 여자단체전보다 세계와 격차가 작다. 대한민국은 1988 서울대회부터 2016 리우대회까지 8번의 올림픽에서 7개의 메달(금5·은1·동1)을 따냈지만, 2012 런던올림픽에선 동메달에 그쳤고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선 무관을 기록했다.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단체전에서도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구성된 남자대표팀은 수차례 위기를 겪었다. 개최국 일본과 준결승전에선 슛오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막내’ 김제덕의 10점 한 발이 일본의 화살보다 0.2㎜가량 중심과 가까워 승리를 거뒀다. 그럼에도 남자대표팀은 결승에서 대만에 6대 0 쾌승을 거두고 한국 양궁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패기’와 ‘관록’의 조화 덕이다.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20~25세로 고른 나이였던 반면, 남자대표팀은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다.

‘맏형’ 오진혁은 베테랑이다.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에서 남자양궁 최초 금메달을 목에 건 선구자다. 어깨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져 통증이 심한데도 정신력과 투지로 선발전을 돌파했다.

김우진은 에이스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며 단숨에 양궁 간판이 된 그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놓치며 슬럼프에 빠졌다. 2016 리우올림픽에선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고 부활했다.

막내 김제덕은 천재성을 폭발시켰다.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형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김제덕의 혼성·남자단체전 2관왕은 한국 양궁의 최연소 기록이다.

세 선수가 가진 장점은 각기 빛을 발했다. 인도전에선 첫 번째 주자 김우진이 2세트까지 매번 10점을 쏘며 중심을 잡아줬다. 일본전에선 김제덕의 10점 한 발이 한국을 살렸다. 마지막 대만전에선 ‘백전노장’ 오진혁이 흔들리지 않고 고비마다 10점을 쏘는 투혼으로 완승을 이끌었다.

오진혁은 “단체전 메달은 동생들과 함께 고생해서 딴 것이기에 더 의미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의 아쉬움을 조금 해소한 느낌”이라며 “모든 중년에게 ‘젊은 마음이 내 몸을 젊게 한다. 안 해서 못하는 거지 하면 다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제덕도 “형들의 리더십을 따라서 왔고 많이 배운 기회였다”고 말했다. 세 선수는 이제 개인전에서 경쟁해야 한다. 김우진은 “한국 양궁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라 ‘저 선수를 이겨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서로 격려하며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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