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감동시킨 오지환, 도쿄올림픽은 기회다

안희수 2021. 7. 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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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평가전이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오지환이 2루타를 치고 1루로 달려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7.23/

액땜이 될 수 있을까. 야구 대표팀 내야수 오지환(31) 얘기다.

오지환은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주전 유격수다. 올 시즌 KBO리그 전반기 남긴 타격 성적은 지난 시즌보다 저조하지만,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상황에서 오지환보다 더 좋은 수비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유격수를 꼽긴 어렵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오지환이 수비를 가장 잘한다"며 선발 배경을 전했고, 대표팀 3루수 허경민도 최종명단(24명)이 발표된 직후 "한국 야구에서 가장 수비를 잘하는 오지환과 함께 대화하며 팀에 도움되고 싶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선수도 의욕이 뜨겁다. 오지환은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아찔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24일 열린 소속팀 LG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 유격수로 나섰지만, 6회 수비 중 창상을 입었다. 베이스커버 뒤 주자 채은성을 태그하는 과정에서 스파이크에 왼쪽 턱 부위를 맞았다. 출혈이 생겼고, 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5바늘을 꿰매는 봉합 치료를 받았다.

KBO는 이튿날 열린 키움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오지환이 경기를 소화하는 데 지장이 있을 만큼 큰 부상을 당하진 않았다"라고 했다. 실제로 오지환은 무리 없이 경기 전 훈련을 소화했다. 선발 유격수로 나섰고,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대표팀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부상 부위가 경미한 건 아니다. 왼 턱에 붙인 긴 반창고가 말한다. 그러나 오지환은 경기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걱정했는데 오지환이 '꼭 뛰고 싶다'라고 해줘서 내가 감동했다"라고 웃어 보였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오승환 등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출국장에 도착하고 있다.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은 29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인천공항=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7.26/

오지환에게는 도쿄올림픽이 기회다. 자신이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할 기회 말이다. 그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자격 미달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표팀은 금메달을 땄지만, 오지환은 기여도가 낮았다. 그런 그가 병역 혜택까지 받았고, 특혜 의혹과 비난 여론은 더 증폭됐다. 선동열 당시 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사태로 번졌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 타율 0.300·10홈런·71타점을 기록하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하성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된 시점부터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거론됐고, 김경문 감독 이하 기술위원회와 코칭 스태프의 인정을 받았다.

센터 라인의 핵심이자, 하위 타선의 장타력을 높여줄 있는 선수. 대표팀 내 오지환의 역할이다. 그는 최근 득남까지하며 좋은 기운도 얻었다. 가장 큰 국제무대인 올림픽에서 한국의 2연패에 기여한다면 부정적인 내용으로 따라붙던 꼬리표도 떼어낼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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