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여성은 '우울', 남성은 '자살생각' 비중 높아

노상우 2021. 7. 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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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분기 대비 정신건강 수준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낮아
자료=보건복지부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젊은 여성들에서는 ‘우울’, 젊은 남성들에서는 ‘자살생각’에 대한 비율이 높게 나타나 심리지원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수행)를 실시하고, 2021년 2분기 결과를 발표했다. 본 조사는 국민 정신건강 상태 파악을 통해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심리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분기별로 실시해 오고 있다.

2분기 조사 결과 우울위험군(3월 22.8%→ 6월 18.1%), 자살생각 비율(3월 16.3% → 6월 12.4%) 등이 감소해 전 분기 대비 정신건강 수준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사 시기(6월15일~25일)가 하루 평균 확진자 수 400명대로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백신 접종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발표 등에 따라 일상복귀 기대감이 국민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우울, 자살생각 비율이 높은 수준이며, 7월에 거리두기 강화 등 방역상황 변화에 따라 심리지원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울 평균 점수는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성, 젊은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우울 평균점수는 5.0점(총점 27점)으로, 3월 조사 결과(5.7점)에 비해 감소했고, 우울 위험군(총점 27점 중 10점 이상) 비율도 18.1%로 3월 조사 22.8%에 비해 4.7%p 감소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우울 2.1점, 우울위험군 3.2%, 2019지역사회건강조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대와 30대가 우울 평균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울 평균점수(20대 5.8점, 30대 5.6점)의 경우 30대는 2020년 첫 번째 조사(5.9점)부터 꾸준히 높게 나타났으며, 20대는 조사 초기(2020년 3월 4.6점)에는 가장 낮았으나, 급격하게 증가해 최근 조사에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대, 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24.3%, 22.6%로, 50대‧60대(각각 13.5%)에 비해 1.5배 이상 높아 젊은 층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의 우울 점수가 더 높게 나왔다. 여성의 우울 점수는 5.3점으로 남성(4.7점)보다 0.6점 높았고, 우울 위험군도 여성은 18.9%로 남성(17.2%) 보다 1.7%p 높게 나왔다. 우울 점수는 20대 여성이 5.9점으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우울 위험군 비율은 20대 여성이 25.5%, 30대 여성이 24.9% 순으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자료=보건복지부

자살생각 비율은 젊은 남성 층이 높게 나왔다. 자살생각은 남성이 13.8%로 여성 11.0%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각각 20.8%, 17.4%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20대 여성이 14.0%로 뒤를 이었다.

전체 자살생각 비율은 12.4%로 3월 조사 결과인 16.3%에 비해 3.9%p 감소하였다. 다만, 2019년 4.6% (2021 자살예방백서)의 약 2.5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우울 분야와 마찬가지로 20대와 30대가 17.5%, 14.7%로 가장 높았고, 50대는 9.3%, 60대는 8.2%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불안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평균 1.6점(3점 기준)으로, 지난 조사결과 대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백신 접종 확산, 치명률 감소 등이 코로나19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불안도 평균 3.9점(총점 21점)으로 나타났으며, 3월 조사 4.6점에 비해 0.7점 감소했다.

심리적지지 제공자는 가족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이 64.2%로 가장 많았으며, 친구 및 직장동료가 21.3%, 없다고 응답한 경우도 8.4%로 나타났다. 20대, 30대는 가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41.5%, 61.2%로 전체 평균(64.2%) 및 다른 연령대(40대 70.8%, 50대 72.6%, 60대 71.3%)에 비해 낮았다. 20대는 친구 및 직장동료로 답한 경우가 39.6%로 다른 연령대(60대 13.2%~30대 20.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정신건강 고위험군이 높게 나타난 30대, 20대에서 각각 12.6%, 11.1% 순으로 다른 연령대(40대 6.0%, 50대 5.6%, 60대 7.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7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확진자 수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심리방역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으로 건강한 일상 복귀를 위해 전 국민 심리지원을 한층 강화해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청년‧여성‧대응인력 등 대상별 코로나 우울 예방 프로그램 운영을 활성화하고, 심리상담 핫라인,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심리지원과 마음안심버스 등을 활용한 찾아가는 심리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종식되면 국민들의 마음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나, 정신건강 수준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심리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전문가들도 재난 발생 2~3년 후 자살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국민 마음건강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촘촘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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