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로의 본고장 영국에서 연초형 담배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말보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그 강렬한 패키지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싸이월드 시절엔 말보로(Marlboro)가 'Me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tic Occation(남자들은 언제나 로맨틱한 사건으로 사랑을 기억한다)'의 약자라는 도시 전설이 당대의 '갬성'과 만나 지금까지 구전 설화처럼 전해지고 있기도 해요.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자주 피우는 '담배의 대명사'이기도 하죠.
현재 미국 회사가 됐지만 말보로를 만드는 담배 제조회사 필립모리스는 본디 영국 회사입니다. 그런데 말보로가 앞으로 10년 이내에 영국의 담배 가판대에서 완전히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데요. 뜬소문이 아니고, 야첵 올자크 필립모리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한 말입니다.
올자크 CEO는 25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에 "말보로를 10년 안에 영국 담배 매장 진열대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라면서 "이 계획은 영국에서 전통적인 흡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려는 필립모리스 계획의 일환"이라고 했습니다. 담배를 아예 안 팔겠다는 건 아니에요. 흡연을 원하는 사람들은 연초형 담배 대신 궐련형 전자 담배 등을 이용하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소비자의 첫 번째 선택지는 담배를 끊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차선책은 더 나은 대안(전자 담배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데요. 필립모리스는 해당 계획에 동참하겠다며 이 같은 선언을 한 모양새입니다.
올자크 CEO는 같은 날 텔레그래프에도 "담배 없는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그건) 빠를수록 모두에게 이롭다"라면서 "담배는 2030년부터 팔 수 없게 된 휘발유 자동차처럼 취급돼야 한다"라고 단언하기도 했어요.
다만 필립모리스가 만드는 담배 브랜드가 말보로만 있는 건 아닌데요. 한국에서 팔리는 필립모리스의 연초형 담배로는 팔리아멘트, 라크, 버지니아 슬림도 있죠. 이 브랜드들도 단계적으로 사라지게 될까요? 전자담배류에서도 연초 만큼의 유해 물질이 검출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흡연률 감소 대책에 전자담배를 권장하는 건 과연 적절한 것일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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