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있는데.. 인공관절 수술 가능할까?
수년 전부터 무릎 통증을 앓아온 김복희(여∙73)씨는 수술이 두려워 통증을 버티며 밤잠을 설쳐왔다. 최근 의사로부터 인공관절 수술을 필요하지만 골다공증이 심해 뼈를 깎고 새로운 관절을 넣는 수술이 쉽지는 않다는 얘기를 들어 덜컥 겁이 났다. 의사는 "말기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노년층 여성들은 김씨처럼 골다공증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관절염 환자가 폐경 이후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쉽게 골절되는 질환이다. 여성호르몬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성을 막는데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폐경기에는 파골세포의 활성도가 증가해 골량이 급격히 줄어 골다공증이 쉽게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뼈가 생성되는 속도보다 소실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뼈의 강도와 치밀함이 줄어든다. 이 외에도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외부활동과 운동량이 줄어 뼈가 더욱 가늘어지고 약해지는 것도 골다공증의 원인이다. 노년층에서 골다공증과 관절염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닳아서 손상된 무릎 연골과 뼈를 일부 절삭한 후 인공관절 구조물을 삽입하는 말기 퇴행성관절염의 치료법이다. 수술을 통해 무릎 통증을 개선할 수 있고 움직이는 운동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이때 최소한의 무릎뼈를 적절한 두께와 각도로 깎아내고 인대의 균형을 맞춰 인공관절을 정확히 삽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이 활용되면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수술 전 3D CT를 통해 미리 환자의 관절 상태를 파악해 인공관절의 삽입 각도 및 위치, 크기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3D CT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봄으로써 수술 결과를 예측하면서 수술이 가능해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라면 인공관절 수술에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관절염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면 골다공증이 더욱 악화되므로 관절염을 먼저 개선해야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이경훈 과장은 "관절염과 골다공증을 함께 앓고 있다면 인공관절 수술 등을 통해 관절염을 치료한 다음, 약물과 운동요법으로 골다공증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에 더욱 도움이 된다"며 "실제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이전보다 보행이나 활동이 더 많아져 수술 후 골밀도 검사 결과가 자연적으로 호전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는 다리의 축을 맞춰 정렬을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양쪽 무릎에 하중이 골고루 실려 인공관절을 오래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동기능도 향상시켜준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다리 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30~50cm 길게 구멍을 뚫고 절삭가이드 기구를 고정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로봇 수술은 환자의 허벅지와 정강이뼈에 각각 센서를 고정하여 다리 축의 정보를 컴퓨터 수신 센서로 전달해 모니터상 수치로 보여준다. 뼈에 구멍을 뚫지 않아도 돼 뼈가 약한 골다공증 환자들의 부담을 대폭 줄인다.
손상된 관절을 깎아내는 과정에서도 로봇시스템으로 정상적인 뼈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로봇이 무릎관절 상태에 따라 최소한의 뼈만 절삭할 수 있도록 계산해 주기 때문. 또 집도의가 로봇팔을 잡고 절삭하는 과정에서 계획된 절삭범위인 햅틱존을 벗어나면 작동이 멈추도록 설계된 햅틱기능으로 보다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지난해 무릎 관절 수술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절삭 계획과 실제 절삭의 차이가 평균 0.5mm 이내였다.
이경훈 과장은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한 상태라면 인공관절을 삽입하여 뼈에 붙이는 과정이 어려운데다 수술과정에서 골절이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로봇시스템으로 철저한 사전계획과 정밀한 수술을 시행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또 심한 골다공증 환자들은 일반 인공관절의 길이보다 긴 특수한 인공관절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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