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텔스기 설마 美 표절? 공기흡입구 디자인은 '빼박'

이철재 2021. 7.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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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설계" 자랑 러 체크메이트
미국·유럽 전문가들 유사점 제기
동체 하단 공기흡입구 구조 동일

러시아가 최근 공개한 신예 스텔스 전투기가 미국 전투기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혹이 나왔다. 물론 미국과 유럽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다.

러시아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근처 주코프스키 공항에서 열린 MAKS-2021 에어쇼에서 공개한 신형 스텔스 전투기인 체크메이트. AFP=연합


앞서 러시아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모스크바 근처 주코프스키 공항에서 열린 MAKS-2021 에어쇼에서 체크메이트를 공개했다. Su-57 펠로니 다음으로 러시아가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항공 산업이 새롭고 경쟁력 있는 항공기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미국의 항공 전문지인 에이베이션 위크의 군사 분야 에디터인 스티브 트럼불은 자신의 트위터에 “체크메이트의 형상은 1990년대 미국의 방산업체인 노스럽이 내놓은 저비용 전투기 디자인을 비교하면 대놓고 베꼈다는 게 아니지만, 둘 사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고 그 이유를 생각해보는 게 흥미롭다”고 적었다.

MRF-54E 디자인. TheDEWLine 트위터 계정


체크메이트. TheDEWLine 트위터 계정


미국의 노스럽(현재의 노스럽 그러면)은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 스피릿을 만든 회사다. 이 회사는 1991년 데이튼 에어쇼에서 MRF-54E라는 전투기 모형을 전시했다. MRF는 다목적 전투기(multi-role fighter)의 약자다. 당시 미국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를 채택하면서 F-16 파이팅 팰컨을 대체할 신형 전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게 MRF였다. MRF는 나중에 JSF(합동타격전투기)로 발전했고, 그 결과가 F-35 라이트닝Ⅱ다.

MRF-54E는 91년 노스럽이 록히드(지금의 록히드 마틴)와 ATF(고등전술전투기)에서 경쟁할 때 내놓은 YF-23의 저가형이다. 노스럽은 록히드의 YF-22에 패했고, 결국 F-22로 이어졌다.

독일의 항공 전문가인 루트렉트 다이노도 트위터에 체크메이트과 MRF-54E의 모형을 비교했다.

MRF-54E 모형. Rupprecht_A 트위터 계정


체크메이트. Rupprecht_A 트위터 계정


실제로 두 전투기를 비교하면 동체 하단의 공기 흡입구를 비롯해 여러모로 많이 닮았다. 두 사람 모두 체크메이트가 MRF-54E를 그대로 복제했다고 주장하진 않았다. 그러나 디자인을 반영했다는 점은 분명히 강조했다.

체크메이트를 개발한 러시아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인 로스테흐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러시아는 첨단 군용기를 완전하게 자체 개발ㆍ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면서 “특히 전투기 제작에서는 선도적”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실전배치한 첫 스텔스 전투기인 Su-57 펠로니. 위키피디아


세계적으로 스텔스 전투기를 자체 개발ㆍ생산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이다. 중국은 스텔스 전투기인 J-20과 J-31을 독자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방산기업과 정부부처를 해킹해 훔쳐낸 정보로 만들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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