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의 책방지기, 책을 권하고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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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리교회 목사나 전도사 3000여명이 이 책방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방은 기감 11개 연회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 11개 책방의 운영을 책임지는 목회자들은 '책방지기'로 불린다.
최 목사는 "11개 연회 나눔책방에서는 매년 5000~7000권의 책이 공유된다"며 "책방지기가 선정한 도서 리스트를 참고해 책을 사서 읽는 목회자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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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리교회 목사나 전도사 3000여명이 이 책방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소속 교역자가 1만1477명(지난해 6월 30일 기준)이니 기감 소속 목회자 가운데 거의 3분의 1이 가입돼 있는 셈이다. 도대체 어떤 책방이기에 이렇듯 감리교단 목회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걸까.
책방의 이름은 바로 ‘나눔책방’이다. 네이버 밴드에 개설된 온라인 책방으로,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책 나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책방은 기감 11개 연회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 11개 책방의 운영을 책임지는 목회자들은 ‘책방지기’로 불린다.
책방이 운영되는 방식은 간단하다. 책방지기가 매달 초에 함께 읽고 싶은 도서의 리스트를 올리면, 주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책을 신청한다. 책방지기는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책을 구입, 도서를 신청한 이들에게 책을 무료로 보내준다.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무지개언약교회를 찾아 이 교회 최효석(62) 담임목사를 만났다. 최 목사를 만난 건 나눔책방의 성공 스토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2014년 9월 네이버 밴드에 나눔책방 페이지를 처음 개설했고, 현재도 기감 서울남연회 나눔책방의 책방지기로 활동하고 있다.
최 목사는 “11개 연회 나눔책방에서는 매년 5000~7000권의 책이 공유된다”며 “책방지기가 선정한 도서 리스트를 참고해 책을 사서 읽는 목회자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목회자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그만큼 목회 경쟁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해 나눔책방을 만들었다”며 “감리교에 (선거 등을 둘러싸고) 그간 갈등이나 충돌이 많았는데 나눔책방 안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책을 나눈다는 건 참 특별한 일 같아요. 나눔책방을 이용하는 젊은 목회자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책을 받았을 때의 기쁨이 정말 크다고요. 목회자들이 성도나 세상을 상대로 나눔을 실천하는 경우는 많지만 목회자들끼리 뭔가를 주고받는 일은 별로 없는데, 나눔책방을 통해 목회자들 사이에 건강한 교제가 이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책 선정은 책방지기들이 각각 책임진다. 신앙 서적을 많이 선정하는 연회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탓에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가 힘들어졌지만 과거에는 1년에 한 번씩 50~100명이 모이는 행사도 열었었다. 최 목사는 “해외 선교사를 위한 책방을 만들고 싶다”며 “전자책을 선물하면 되니 과거처럼 해외에 책을 보내는 게 번거로운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자신이 어떤 책을 읽었고 소장하고 있는지 정리해놓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목회자들 서재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이 자신의 도서 목록을 각각 액셀에 정리해 목회자들끼리 그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면, 온라인상에서 매우 큰 가상의 도서관이 만들어질 겁니다. 만약 그런 도서관이 세워진다면 책을 나누는 활동은 더 활발해지겠죠.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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