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李尹崔, 물고 물리는 지지율 4차 방정식

2021. 7. 2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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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정치 읽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7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갖고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 인지도가 낮고 또 대선 출마 선언도 상대적으로 늦기 때문에, 국민의힘 같은 큰 정당 도움 없이는 단시간 내에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율을 상승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테다. 최 전 원장 입장에서는 입당부터 2주일이 매우 중요하다. 입당 후 2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서의 지지율이 10%를 넘거나 근접하면, 대선판을 흔들 수 있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를 받아 7월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3.8%로 1위, 윤석열 전 총장이 22%로 2위 그리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01%로 3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등장하는데, 5.6%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이재명 지사 지지율과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이 함께 빠지고 있는 반면,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2주 전보다 11.9%포인트 급락하고 이 지사 지지율은 2.5%포인트 하락하면서 1위와 2위가 자리바꿈을 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은 7.6%포인트 급등하면서 3강 체제가 형성됐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지난 17~18일 1015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시 결과가 유사하다. 이재명 지사가 27.1%로 1위, 윤 전 검찰총장이 19.7%로 2위 그리고 이낙연 전 대표는 14.6%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최 전 원장은 4.8%로 그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약진하고 있는 반면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은 주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 이재명 지사보다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 하락이 더 두드러져 1위와 2위가 바뀌는 분위기다.

이는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한다. 우선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비례하는 경향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면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도 상승하는 모양새다. 반대로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지사 지지율은 문 대통령 지지율과 반비례하는 경향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면, 두 후보 지지율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하락 정도는 윤 전 총장이 더 심하다. 이는 이낙연 후보 주 지지층은 친문인 반면,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의 주 지지층은 반문 성향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기인한다.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 주 지지층이 반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 지지율은 일종의 시소 관계에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오르면 이 지사 지지율이 내려가고, 이 지사 지지율이 상승하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하락한다. 이번에는 이 지사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적게 하락하는 바람에,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더욱 빠지는 일종의 ‘역(逆)시소 현상’이 발생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더 빠지는 이유는 윤 전 총장의 소속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 지지층 중 반문 성향 유권자가 많다 해도, 이 지사는 민주당 소속인 만큼 문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더라도 상대적으로 지지율 하락폭이 덜하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야권 후보면서도 소속 정당이 없기 때문에 하락폭이 크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를 완전히 흡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 상승이 TV 토론에서 안정감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찬성하기 힘들다. 이미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TV 토론은 유권자의 확증편향을 강화할 수는 있어도 토론 시청을 통해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낙연 전 대표가 TV 토론을 아무리 훌륭하게 잘했더라도, 지지율 상승 원인이 TV 토론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새로운 친문 후보 등장을 기대했지만 대안이 보이지 않기에 친문들이 이낙연 전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게 됐다고 분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더구나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으니 친문 결집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의 대선 판도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다.

대선 판도를 변화시킬 첫 번째 요인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을 들 수 있다. 현재 대통령 지지율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최 전 원장은 현재 4위 정도 지지율을 보이지만, 현재 같은 지지율 상승 추세가 유지되면 무시할 수 없는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최 전 원장은 같은 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의 지지층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보수적 색채가 강해 강경 보수로부터 지지를 받는 홍준표 의원 지지층을 잠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는 지지율 10%에 도달하기 힘들다. 최 전 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 지지층도 흡수해야 지지율 10%에 도달하고, 이후의 지지율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할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반문 성향을 갖고 있되, 안정 지향적 투표 성향을 가진 이들은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거나 아니면 최재형 전 원장을 지지하는 형태로 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최 전 원장이 대선판을 흔들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최 전 원장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 전 원장이 등장함으로써, 이번 대선 정국이 ‘도덕적 우위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최 전 원장은 미담 제조기라고 불릴 만큼 도덕적으로 별 흠결이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인물이 대선 후보로 등장함으로써 일종의 대비 효과가 발생해 다른 후보에 대한 도덕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상대방의 도덕성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더욱 난무할 테다. 지금도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그 정도가 지금보다 훨씬 심해질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 대선판은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마지막 변수는 민주당의 경선 일정 연기다. 5주를 연기하기로 했는데, 이번 연기 결정으로 대선 주자의 이해득실은 갈릴 것이다. 경선 흥행 면에서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창 열기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한 템포 쉬어 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보면, 대선판은 더욱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 치 앞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9호 (2021.07.28~2021.08.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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