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소이, 불확실성 제거"..윤석열·이준석 '치맥회동' 성료

李, 상기된 표정으로 "같이 할 일 많다"
尹 "입당,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고 이준석도 흔쾌히 공감했다"
"정권교체"..주먹 불끈 들어올리기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광진구 한 치킨집에서 회동을 하며 건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간의 '치맥(치킨·맥주) 회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두 사람은 '대동소이'를 확인했다며, 향후 범야권의 대권 구도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또한 상당 부분 제거했다고 자평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는 25일 저녁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에서 '치맥 회동'을 가졌다. 지난 6일 윤 전 총장의 서초구 자택 앞에서 '1차 회동'을 가진데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두 사람은 치킨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며 1시간 30분 가량 회동을 이어갔다.

회동을 마치고 나온 이준석 대표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오늘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동소이(大同小異·크게 보면 서로 같다는 뜻)"라며 "정권교체와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일에 우리가 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며 "우리가 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라고 확신한다면 오늘부터 우리가 고려해야할 세 글자는 '시너지'"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날 회동의 핵심 의제였을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해 "어떤 길을 선택해야할지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입당 문제를)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이준석 대표에게) 말했고, 대표도 흔쾌히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날 두 사람은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를 둘러싼 최근의 신경전을 의식한 듯 서로에게 우호적으로 다가서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윤 전 총장은 회동에 앞서 '이준석이 나갑니다, 따르르르릉'이라는 책을 꺼내들었다. 이 책은 '88만 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쓴 책으로 부제는 '이준석 전후사의 인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체제의 등장을 '해방 전후사의 인식'처럼 한국 사회의 지축을 흔드는 충격적인 현상으로 분석한 책으로 알려졌다. 이 책을 건네며 사인을 요청한 윤 전 총장은 "여야 대권주자들이 다 읽어야할 것 같다"고 이 대표를 치켜세웠다.

이에 이 대표도 회동이 끝난 뒤 윤 전 총장의 이날 '국민캠프' 인선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많이 들어가 윤 전 총장의 방향성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는 당초 회동이 시작되기 전에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적 보유자들의 '국민캠프' 대거 합류에 불쾌감을 토로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반응이다.

두 사람은 만찬 회동 도중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에게 즉석 연락을 취해 '3자 회동'을 모색할 정도로 의기투합하기도 했으나, 이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중인 관계로,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이 모일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취소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시장과의 '3자 회동'으로 발전하는 모습까지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날 윤석열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 간의 '2차 회동'은 두 사람은 물론 야권 지지자 전체에게 만족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이 기정사실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정권교체하겠다"고 외치며 주먹을 불끈 들어올려보여 주변에 있던 야권 지지자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