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가드레일', 중국은 '튜토리얼'..톈진 회담 전 기싸움

권지혜 2021. 7. 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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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셰펑 외교부 부부장과 각각 회담한다.

이번 회담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SCMP는 "셔먼 부장관이 중국 방문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 멋진 만찬은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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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셔먼 26일 회담 앞두고
美 "미·중관계 관리 위한 가드레일 확인"
中 "미국에 평등한 관계 가르쳐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24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라마 불교 사원을 찾아 자신의 이름이 적힌 종이에 지문을 찍은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셰펑 외교부 부부장과 각각 회담한다. 지난 3월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이후 4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대면 접촉이다.

미·중이 회담에 거는 기대는 서로 달랐다. 미국은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가드레일’ 확인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중국은 미국에 다른 나라를 평등하게 대하는 방법을 ‘튜토리얼’(개별 지도) 하겠다고 별렀다.

25일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쓰촨성 청두에서 샤 마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장관과 전략대화를 한 뒤 “다른 나라보다 우월한 나라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며 중국은 그렇게 생각하는 나라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은 중국과 가까운 나라 중 하나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샤 마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장관이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중‧파키스탄 전략 대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왕 부장은 또 “미국은 항상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다른 나라에 압력을 행사했다”며 “미국이 아직도 동등한 입장에서 다른 나라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면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미국을 지도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전화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은 노련한 외교관으로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이번 회담에 임할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과 가치, 동맹국과 파트너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셔먼 부장관은 지속적인 경쟁이 충돌로 치닫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할 것”이라며 “미국은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가드레일과 한계선이 있음을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세부 사항에 대해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급에서의 소통 통로를 열어두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이렇듯 양쪽 모두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양국 갈등이 극단적 충돌로 번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회담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중이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고 오는 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수 있는 바이든·시진핑 회담을 위한 기초를 닦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SCMP는 “셔먼 부장관이 중국 방문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 멋진 만찬은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선 앵커리지 회담 당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식사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컵라면 먹었다”고 답한 일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즈췬주 버크넬대 국제관계학과장은 “중국은 손님을 대접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신호로 워싱턴을 교묘하게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회담 장소를 수도 베이징이 아닌 톈진으로 결정한 건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들어 한국(샤먼)을 비롯해 러시아(구이린), 아세안(충칭시) 등 각국 외교 장관을 베이징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초청해 회담을 진행했다. 중국 외교부는 “방역 조치와 함께 톈진이 베이징과 가깝다는 점을 감안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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