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 2개 따낸 황경선 "8강 승부처 잘 넘기면 금메달 가능성 커"

피주영 2021. 7.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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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계태군도연맹]

한국 태권도는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6체급에 출전한다. 남자부에서는 장준(58㎏급)·이대훈(68㎏급)·인교돈(80㎏ 초과급)이, 여자부는 심재영(49㎏급), 이아름(57㎏급), 이다빈(67㎏ 초과급)이 출전한다. 그중에서 이대훈과 장준은 유력 금메달 후보다. 이번에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2016 리우올림픽의 금 2, 동 3을 넘어서는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 인교돈, 심재영, 이아름, 이다빈이 '경험'이라는 변수를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이대훈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첫 출전이다.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가까이 국제 대회에 출전 못했다. 유럽 선수들은 그동안 현지 오픈 대회에 나가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만 바라보면 중간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위기를 만날 수 있다. 내가 그랬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한국 선수=금메달'이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처음 출전은 2004 아테테올림픽에선 '한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생각에 방심했다. 결과는 동메달이었다. 이후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금 세계 태권도는 내 현역 시절보다 상향 평준화됐다. 태국, 이란, 영국 등엔 한국 선수 못지 않게 화려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예선에서 만나는 상대도 한국 선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승부처는 8강과 준결승이다. 실제로 대진표를 봐도 한국 선수 대부분이 이 구간에서 라이벌과 맞붙는다. 이 순간을 넘기면 메달이 색이 바뀐다.

이대훈도 예외는 아니다. 그 역시 8강이 고비다. 이란의 마르하셈 호세이니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호세이니는 상대 선수와 밀착한 상태에서 상대 헤드기어 뒤쪽을 차는 기술이 필살기다. 물론 이대훈이 최근 전적에서 앞서서 큰 염려는 하지 않는다. 호세이니 대비 별도 특훈도 했기 때문이다. 이대훈은 호세이니를 넘으면 금메달이 유력하다. 다른 선수에겐 밀리는 일이 거의 없어서다. 29세 이대훈을 두고 노장이라고 부른다. 속도, 힘, 체력 등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지적이다. 틀린 분석이다. 태권도는 빠르고 힘 좋은 사림이 이기는 경기가 아니다. 경험과 노련미 그리고 감각이 중요하다. 이대훈은 타고났다. 무엇보다 즐긴다.

장준은 태권도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될 전망이다. 무난한 대진이 나왔다. 적수도 없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태권도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 한국 선수단 전체로 봐도 태권도의 임무는 막중하다.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사상 처음으로 개회식 이튿날(24~28일)부터 일정을 시작해서다. 그동안은 대회 후반부에 치러졌다. 태권도 종목 성적에 따라 한국 선수단의 대회 초반 메달 레이스도 영향을 받는다. 도쿄에서 애국가 6차례 울려퍼지기를 간절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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