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끊기는 정부 지원에 코로나 백신·치료제 손 뗀다

류지민 2021. 7. 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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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해서 시작한 치료제 개발인데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죠. 올 들어 정부 지원도 지지부진해진 데다 치료제 효과도 기대 이하다 보니 결국 개발을 접기로 결정했습니다.”

얼마 전 만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한편으로 치료제 개발에서 손을 떼어 홀가분하다는 심경도 내비쳤다. 얼마 되지 않는 정부 지원을 받아가며 애써 개발에 매달려 성공해봤자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미 백신과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나가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의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가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이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곳이 전무하다. 종근당과 GC녹십자, 대웅제약이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도전장을 냈지만 잇달아 실패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산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고 있지만, 제약사 사이에서는 오히려 개발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제약사에 뒤처지는 개발 상황도 압박이지만, 말로는 ‘백신 주권’을 외치면서 지원은 소극적으로 변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실망감도 적잖다.

정부는 국산 백신·치료제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올해 687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나, 셀트리온에 렉키로나 임상 지원비 271억원을 준 것을 제외하면 신규 집행된 내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 경쟁력은 국민의 생존권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가 끝이 아니라 기회라는 생각으로,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8호 (2021.07.21~2021.07.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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