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현수막 내렸는데 일본은 "욱일기 금지 아냐"

이동환 2021. 7. 18. 15: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한체육회가 일본 각계의 반발로 인해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활용한 선수촌 응원 현수막을 철거한 가운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을 제재하지 않는다는 '내로남불'식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돼 왔고,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며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없던 올림픽]
日 항의, IOC 제재로 이순신 장군 현수막 떼
日은 욱일기 경기장 반입 허용..전범기 휘날리는 경기장 모습 중계 탈 수도
15일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문구가 적힌 '이순신 장군 현수막'이 붙어 있다.(왼쪽) 이 현수막은 17일 철거됐다. 오른쪽 사진은 16일 오후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도쿄=김지훈 기자, 연합뉴스


‘이순신 장군의 명언은 정치적 선전물이고, 욱일기는 아니다?’

대한체육회가 일본 각계의 반발로 인해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활용한 선수촌 응원 현수막을 철거한 가운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을 제재하지 않는다는 ‘내로남불’식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돼 왔고,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며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조직위 입장은 대한체육회가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한 바로 다음날 나왔다. 체육회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의 명언인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겐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를 본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란 현수막을 선수촌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걸었다가 17일 철거해야 했다.

일본 각계의 반발이 그만큼 거셌다. 일본 언론과 극우정당에선 현수막을 두고 ‘반일의 상징’을 앞세워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트집 잡았다. 일부 극우 세력들은 한국 거주동 앞에서 욱일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조직위 위원장도 현수막에 대해 “(올림픽에선)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걸 삼가야 한다”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IOC는 현수막이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라며 체육회에 철거를 요청했다. 체육회는 욱일기 사용에 대해서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나서야 현수막을 내렸다.

하지만 도쿄조직위는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막을 의지가 없다. 도쿄조직위 관계자는 “IOC와 대한체육회의 협의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욱일기 취급 방침에 변동은 없다”고 했다.

이에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일본 관중들이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경기장 내부에서 흔드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대부분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도쿄도 바깥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관중을 받는다.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이 문제된 사례는 셀 수 없다.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선 수원 삼성과 맞붙은 가와사키 프론탈레 서포터스가 관중석에 욱일기를 내걸었다. 2019년 일본에서 열린 럭비월드컵에선 욱일기 머리띠 응원이 펼쳐졌고, 일본인 뿐 아니라 역사적 배경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동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같은해 US오픈에서도 니시코리 케이(일본)의 경기 때 경기장 내 욱일기가 펼쳐진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 중 AFC 외에 욱일기 응원을 따로 제재한 경우는 없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은 국제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이순신 장군 현수막 문구와 함께 임진왜란이란 침략의 역사가 회자되는 게 두려웠던 것 같다”며 “IOC가 전범기 제재를 약속했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이행이 뒤따를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IOC가 현수막을 철거하라 했던 것처럼 욱일기 관련해서도 올림픽 헌장 위반인지 판단하겠다고 했기에 현재로선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만약 대회 도중 욱일기가 올라가게 되면 적극적으로 항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