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동 민원에"..소방시설 정지,수동작동 아파트 무더기 적발

지난달 경기도 양평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소화설비를 살펴보던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특별사법경찰 대원들의 눈에 이상한 것이 목격됐다. 스프링클러에 물을 공급하는 소화 펌프 밸브가 잠겨있었다. 아파트 관계자는 “전날 소방시설이 고장 나 잠깐 잠가 놨는데 잊어버리고 있었다”며 황급히 밸브를 열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특별사법경찰은 소방시설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아파트의 건물안전관리자를 입건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용인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차량 20대가 전소되는 사고가 났는데 당시도 관리사무소 측이 소방펌프를 잠가 화재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화재사고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소화설비를 임의로 폐쇄하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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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예방 시설 정지시킨 건물들
화재 예방·소화설비 등을 정지시켜 놓은 아파트와 물류창고 등이 무더기로 경기도에 적발됐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특사경은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도내 주상복합과 아파트, 물류창고 등 718곳의 소방시설을 조사한 결과 16.4%인 118곳이 불량 판정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불량 판정을 받은 건물 6곳의 안전관리자를 입건하고 80곳에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64건의 조치 명령을, 377건의 지도·권고를 내렸다.
수원시의 한 아파트는 가스계 소화설비의 안전핀을 차단해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다가 적발됐다. 수원시의 다른 아파트 역시 화재 수신기(비상방송장치)를 정지시켜놨다가 덜미를 잡혔다.

의왕의 한 물류센터는 소방펌프를 작동하는 동력제어반을 수동으로 조작하다가 적발됐다. 오산의 한 주상복합 건물은 스프링클러 펌프를 수동으로 조작하다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용인의 한 물류센터는 방화 셔터 하단부에 물건을 쌓아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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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들 “오작동으로 정지·임의 조작” 해명
적발된 건물 관리자들은 “예민한 화재감지기 때문에 오작동이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민원이 계속 제기돼 정지·임의조작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한다.
관련 법에 따르면 소방시설을 폐쇄·차단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소방펌프 동력제어반이나 수신기를 임의로 조작하면 2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난시설‧방화시설 인근에 물건을 쌓아놓는 등 방해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달 17일 불이 나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도 스프링클러 펌프를 임의로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이상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소방시설을 차단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방안전 저해 불법행위 기획단속을 해 화재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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