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크래프톤, 이해관계 얽힌 회사에 '직장 괴롭힘' 조사 맡겨

박민지 2021. 7. 1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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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잇달아 접수된 게임 회사 '크래프톤'이 평소 자문 업무를 맡겼던 노무법인에 단독으로 관련 외부 조사를 맡긴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서울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외부 기관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자문 노무법인 한 곳에 맡기는 건 황당한 일"이라며 "공정성을 위해 외부 기관을 선임하는 것인데, 이런 경우 북 치고 장구 치는 식의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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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업무 수행 노무법인에 위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잇달아 접수된 게임 회사 ‘크래프톤’이 평소 자문 업무를 맡겼던 노무법인에 단독으로 관련 외부 조사를 맡긴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용역 수당을 받았던 자문 회사가 얼마나 공정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크래프톤은 최근 문제가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노무법인 한 곳을 선임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해당 사건 조사에 착수해 수일 내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크래프톤은 노무법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노동청 조사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문제는 해당 노무법인이 크래프톤을 ‘주요 고객’으로 명시할 정도로 긴밀하게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외부 기관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자문 노무법인 한 곳에 맡기는 건 황당한 일”이라며 “공정성을 위해 외부 기관을 선임하는 것인데, 이런 경우 북 치고 장구 치는 식의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노무사도 “자문 법인은 사측 의견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투명성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제3의 법인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내부 우려도 크다. 한 직원은 사내 게시판에 “신고자들이 마음 편히 결과를 기다릴 수 없을 것 같다”며 “뻔한 결말이 예상돼 걱정된다”고 적었다. 크래프톤의 대처 역시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크래프톤은 신고 접수 후 구성원 보호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들은 분리 조치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해당 노무법인 측은 “공정성과 비밀유지 서약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측도 “조사는 자문 노무법인에서 진행하지만 심의는 별도 위원회를 꾸려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성공시키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1평 부스에서 나오지 말고, 업무와 식사 모두 그 안에서 해결하라’는 식의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야근을 강요하는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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