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 1억 상속"..월 50만원씩 나눠 생활비 주고 싶다면 [금융SOS]
3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우울감과 불면증에 시달렸던 70대 여성 A씨. 슬하에 자식이 없는 A씨가 의지할 대상은 반려동물인 푸들 '초코'와 '보리' 뿐이었다. A씨는 푸들 두 마리를 돌보며 불면증을 이겨냈지만, 고령인 자신이 갑작스레 입원하거나 세상을 떠난 뒤 강아지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 걱정스러웠다.

A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한 증권사의 유언 대용 신탁 상품이다. 유언대용 신탁은 사망 후에도 재산이 자신의 뜻대로 처분되고 활용되기를 희망하는 고객을 위한 금융 상품이다. 신탁 상품에 가입하지 않아도 민법에 따라 상속이 이뤄지지만, 신탁에 가입하면 보다 세세한 상속 설계가 가능하다.
신탁 계약서에 따르면 A씨의 현금 자산 3억원 중 2억원은 A씨 뜻에 따라 A씨의 사후 유기견 보호 단체에 기부된다. 나머지 1억원은 A씨가 세상을 떠난 뒤 두 마리의 개를 입양할 새 견주에게 월 50만원씩 나눠서 지급된다. 만약 보리와 초코가 100만원 이상 지출이 예상되는 병을 진단받을 경우, 새 주인이 이를 신탁수탁자(증권사)에 알리면 증권사에서 동물 병원에 직접 치료비를 지급한다.
A씨가 죽은 뒤 두 마리의 개를 돌봐줄 새 주인을 아직 구하지 못했다. 만약 A씨가 죽을 때까지 새 주인을 구하지 못할 경우 유기견 보호 단체가 입양처를 찾아주고 분기별로 가정에 방문해 보리와 초코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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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의무 불이행 시 유언 취소"
A씨가 가입한 펫신탁은 동물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상품이다. 현행법상 권리 능력은 사람에게만 인정된다. 상속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견주가 생전에 반려동물에게 재산을 상속하겠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해도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다.

반려동물에게 재산을 상속할 수 없으면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에게 넘기면 된다. 우회로를 택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새 주인에게 한꺼번에 돈을 넘겨주는 건 위험하다. 매달 소액을 지급해 반려동물 생활비로 쓰도록 신탁을 설계할 수 있다.
새 주인이 반려동물을 제대로 키우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게 변호사가 분기별로 새 주인의 집을 방문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에 유언 취소를 청구한다는 조항을 계약에 추가할 수도 있다.
신영증권 헤리티지 사업부 오영표 이사는 "최근 자신의 사후에 홀로 남을 반려동물의 여생을 걱정하는 고객들의 펫신탁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펫신탁은 유언 공증과 달리 반려동물에 대한 사후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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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라면 펫 보험…가입 거절 시 펫 적금으로
![메리트화재 '펫퍼민트' 펫보험에서 제공하는 반려동물 모바일 아이디카드. [사진 메리츠화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7/11/joongang/20210711080204600ylsj.jpg)
펫신탁이 사후를 준비하는 상품이라면,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동안 제대로 돌보기 위해 필요한 금융상품도 있다. 펫보험(반려동물보험)과 펫적금 등이다. 특히 반려동물 진료비의 경우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치료비 폭탄'을 맞기 일쑤다. 이런 부담을 줄이기는데 펫보험과 펫적금이 유용할 수 있다.
펫보험은 보험료를 내고 ▶반려동물의 병원 진료비 ▶다른 사람이나 다른 사람의 반려동물에 끼친 피해 배상액 ▶장례비용 등을 보장받는 상품이다. 최근엔 반려동물 실종사고 시 광고 비용과 보호자 입원 시 반려동물의 호텔 이용 비용까지 보장하는 보험도 나왔다.
펫 보험 상품이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아직 보장 범위는 넓지 않다. 대표적으로 한국인이 선호하는 소형 견종의 경우 슬개골(무릎뼈) 탈구 등 지병의 재발률이 높은 데 펫 보험이 이를 아예 보장하지 않거나 특약으로만 보장한다. 중성화 수술 관련 진료도 보장이 안 된다. 유기견을 입양할 경우 개의 정확한 나이를 알지 못해 보험 가입을 거절당하기도 한다.
게다가 상품에 따라 하루 또는 1년에 받을 수 있는 최대 보상액도 정해져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1일 최대 보장금이 정해져 있을 땐 입원비와 수술비를 합쳐서 하루에 수백만 원의 병원비가 나왔어도 실제 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낮을 수 있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펫 보험 상품의 가입률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려동물의 종(種)과 연령, 지병 등을 고려해 펫 보험 가입으로 얻는 실익이 적다고 판단되면 펫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반려동물 관련 적금을 들어 목돈을 만들거나 관련 카드를 만들어 유관 업종에서 할인 혜택을 챙기는 편이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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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SOS]
'돈'에 얽힌 문제를 전문가의 도움으로 풀어줍니다. 한 푼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물론 보이스피싱, 채권 추심 등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금융 문제까지 '금융 SOS'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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