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CEO의 인간관
미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 4월 앨라배마주 물류센터 직원들의 노조 설립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무노조 기업’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대외적인 이미지는 많이 나빠졌고, 비판적인 시선을 의식한 CEO 제프 베이조스는 “앞으로 아마존는 지구상 최고의 고용주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아마존은 미국 내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창고 물류직의 시급도 다른 기업보다 높은 15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의료보험 등 각종 직원 혜택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그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간 퇴사율은 무려 150%에 달한다고 한다. 매주 창고직원의 3%가 일을 그만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급을 받는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이는 타기업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2배에 해당하는 높은 퇴사율이다. 왜일까?
아마존의 인사를 담당했던 전직 임원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최소한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따라서 직원들은 최대한 게으름을 피울 것을 전제로 하고 그들의 생산성과 동선을 촘촘히 감시하는 것이 아마존의 시급 노동자 관리 원칙이다. 베이조스는 더 나아가 직원들이 기업에 오래 남아있는 것을 싫어해서 높은 퇴사율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뭘까?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로봇이다. 아마존은 이미 많은 부분에 로봇을 도입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물류 전체가 로봇으로 대체되기까지는 어쩔 수 없이 인간 노동자를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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