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마피아 보스'라던 中 망명 교수 "공산당 붕괴 대비" 경고
공산당 창당 100주년 맞춰 비판 논문 발표
중국 공산당이 다음 달 1일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로 체제 선전에 나서는 가운데, 망명한 공산당 전 핵심 인사가 “중국 공산당은 내부분열이 심하고,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 망명 중인 차이샤(蔡霞·69)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미 싱크탱크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논문을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차이샤는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했다 공산당에서 축출됐다.
보도에 따르면 차이 전 교수는 논문에서 “중국 공산당은 굶주린 용의 야망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종이호랑이”라면서 “중국은 겉보기엔 강하지만 시 주석 집권 이래 자기 의심과 모순으로 분열이 심해졌다는 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공산당의 갑작스러운 붕괴(disintegration)에 대비해야 한다” 고 말했다. 많은 당원과 엘리트 계층이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와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이는 만큼 “공산당의 지도부와 9200만 명의 당원들 간 깊은 분열이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내부적으론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차이 전 교수는 “공산당은 당을 위협할 수 있는 미국과의 대립을 피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발표할 때 발언 수위를 조절해왔다”면서 과거 공산당이 “평화적 부상”이라는 표현을 ‘부상’이 미국과 대결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평화적 발전”으로 바꿨다는 사례도 들었다.
차이 전 교수는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대중 강경책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경쟁자로 여기는 동안 중국은 항상 미국을 적으로 여겼다”면서 “중국을 포용(engage)하려는 순진한 희망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1989년 중국 당국의 천안문 민주화 시위 탄압 이후 미·중 관계 회복,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HO) 가입에 대한 지지 등 사례를 들어 미국 정부가 중요한 고비마다 공산당에 도움을 주는 잘못된 판단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차이 전 교수는 혁명원로를 배출한 가문 출신으로 공산당 중앙당교에서 2012년까지 약 15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중앙당교는 공산당의 이념 등을 당 고위 간부들에게 교육하는 기관이다. 시 주석은 중앙당교 교장 출신으로 차이와 2012년까지 함께 근무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체류 중 한 강연에서 “시진핑 주석은 마피아 두목 같고, 공산당은 정치적 좀비가 됐다”고 말했다가 당적을 박탈당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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